미국은 이라크에 대한 무력공격 시한이 임박했다고 판단, 중동국가와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들을 대상으로 막바지 명분쌓기에 들어갔다.

윌리엄 코언 미국 국방장관은 8일 독일방문을 마치고 나흘간 일정으로
사우디 아라비아 등 걸프연안 6개국 순방에 나섰다.

코언 장관은 이날 이라크 공격시 사우디내 군사기지를 사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파드 국왕과의 면담에서 기지 사용을 요청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국가중 미국과 가장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사우디는 앞서 무력공격을
반대하는 이집트 등 다른 중동국가들의 입장에 동조, 전쟁발발시 미군에
군사기지를 양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외교전문가들은 이번 순방의 목표가 아랍권의 지지를 이끌어
내려는 것이라기 보다는 반대여론을 누그러 뜨리려는데 있으며 이같은 명분
쌓기가 어느정도 이뤄졌다고 미국이 판단할 때 이라크에 대한 공습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편 빌 리처드슨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이날 유엔 안보리의 8개 이사국과
대화를 지속하고 있으며 소리없는 다수 국가들이 미국의 강력 대응정책을
지지하고 있다고 밝혀 군사행동에 앞서 여론정지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