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김대중 대통령당선자와의 오찬회동에서 30대그룹 총수들이 할 얘기는
지난달 13일 김당선자와 조찬회동때 4대그룹회장들이 했던 말과는 사뭇
다를 것으로 보인다.

우선 그때에 비해서는 새정부의 대기업정책이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어 질의와 응답의 내용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5대그룹에 비해 6위권 이하 그룹들은 경영환경의 어려움을 더 절실
하게 느끼고 있기 때문에 보다 "절절한" 건의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까 총수들이 이날 모임에서 김당선자측이 요구한 재무구조개선과
구조조정 요구 등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하는 동시에 기업인
으로서의 섭섭함도 솔직히 내비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즉 대기업을 경제난국의 주범으로 몰아붙이는 당선자측 및 국민일각의
정서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우려표명이 있을 것이란 말이다.

특히 30대그룹이 모두 모이는 만큼 30대그룹이라고 하더라도 규모와 경영
환경에서 상당한 격차가 있다는 사실과 그에따라 기업구조조정 등이 일률적
으로 시행돼서는 안된다는 현실적인 건의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총수들은 또 적대적 인수합병(M&A) 자유화가 경영권을 위협하는 중대한
변화를 초래한다는 점을 들어 지주회사 설립 허용이나 자사주 매입제한
완화 등 외국기업과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총수들은 그러나 경제위기 극복에 선봉장이 되겠다는 의지표명은 절대
빠뜨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 극복을 위해 수출증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결의를 당선자측에 전할 것이란 얘기다.

또 정리해고제가 도입되더라도 최대한 해고조치는 자제하겠다는 선언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권영설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