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이성구 특파원]

아시아국가들의 환율이 급격히 절하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출증가율은
예상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지가
최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인도네시아의 경우 루피아화가 무려 80%나 절하됐는데도
수출량은 오히려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한국과 태국은 지난 12월 수출규모가 7%이상 늘어났지만 원화와 바트화의
하락률을 감안하면 이 정도는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가장 큰 난관은 해외차입이 막힌 은행들이 기업에 대한 대출규모를 줄이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자금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

기업들은 상품을 수출하고 싶어도 신용장개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시중금리가 25%에서 30%수준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한국의 주력업종인 전자 자동차의 경우 부품과 장비의 대부분을
일본에 의존하고 있어 수출량확대로 금융구조가 오히려 악화될 소지가 높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원화가치가 달러당 1천5백원선에서 안정될 경우 제조
업체들의 올해 매출은 작년보다 37% 늘어난 3천3백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운영비용이 45% 증가한 3천4백40억달러에 이르러
결과적으로 손실규모가 확대될 것이라며 한국자동차메이커들이 엄청난
환차익에도 불구하고 자동차수출량을 늘리지않고 순익구조개선에 주력하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