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이성구 특파원]

유럽계은행들은 아시아 금융위기로 인한 부실채권 규모가 급증, 순익
감소와 이로인한 주가하락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2일 유럽금융계에 따르면 아시아국가에 대한 대출비중이 높은 독일 등
유럽계 금융기관들은 97 회계연도의 영업실적 발표를 앞두고 인도네시아
태국 등지에 대출한 자금을 회수하지 못해 발생하는 부실채권이 늘어나자
전전긍긍하고 있다.

독일 최대은행인 도이체방크는 아시아의 부실채권규모가 7억8천만달러에
이르러 지난해 순익이 전년대비 3분의1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메르츠방크 드레스너방크 등 여타 독일계 은행들도 비슷한 입장이라는게
현지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프랑스와 영국계은행들도 부실채권규모가 독일계보다는 다소 적으나 상당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지난해 순익예상액을 하향조정하는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영향으로 서유럽증시들이 전반적으로 상승기조를 타고 있는 반면
유럽계 은행들의 주가는 지난달 평균 6~8% 하락하는 약세를 면치못하고
있다.

특히 독일계 은행들의 주가는 지난달 30일 하루동안 6% 급락하는 폭락
기미를 보이고 있다.

런던 살로먼 스미스바니사는 "유럽은행계의 주가는 인도네시아 사태의
악화로 앞으로도 약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 전망했다.

스위스 UBS사의 존 아이킨 증권분석가도 "아시아지역에 대한 유럽계의
부실채권규모는 1천2백50억달러에 달한다"고 지적, 이중 10% 정도는 회수가
불가능한 순손실로 봐야한다며 유럽은행들의 장래에 비관적 전망을 했다.

유럽계 금융기관들은 무디스등 국제신용평가기관의 신용하향조정으로 대외
이미지가 이미 추락된 상태이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