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청중의 관청"으로 통하는 일본 대장성의 부패는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대장성 금융검사관의 접대오직사건으로 미쓰즈카 히로시 장관에 이어
고무라 다케시 사무차관, 모토 관방장이 잇따라 옷을 벗으면서 대장성이
또다시 여론의 도마위에 올랐다.

일본을 대표하는 초엘리트집단이 왜 이처럼 금융기관과의 유착으로 인한
부패의 늪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는 것일까.

대장성이 지난 79년 "공비천국"이라는 비판을 받아들여 "직무상 관계자들
과의 회식초대에는 원칙적으로 응하지 않는다"고 선언한 이후에도 자기개혁을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대장성의 권력구조를 부패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무소불위의 절대적인 권력과 지나친 엘리트의식이 국민의식과 괴리를
일으키면서 결국 조직의 파멸적 위기를 몰고왔다는 것이다.

투명한 시장룰에 역행하는 재량행정은 세계적인 흐름을 외면, 경제정책의
실패를 잇따라 몰고왔다.

현재의 경기부진의 원인인 버블경제는 주택금융전문회사 문제처리,
불량채권처리 등에서의 부적절한 재정금융 토지정책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글로벌시장에 맞춰 시장중심의 투명한 행정을 추진하지 못하는 등 빅뱅에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국민의식 및 시장과 대장성간 괴리"가 결국 대장성을 망치게 했다는
것이다.

하시모토 총리는 "개혁이 실행되지 못할 경우 대장성은 해체될 각오를
해야 한다"며 최후통첩을 했다.

대장상 겸직을 선언하면서 "감봉"으로 얼버무리려던 고무라 사무차관으로
부터 사표를 받아냈다.

"3월 위기설" 등 집권 2년여만의 최대정치적 위기를 대장성개혁으로 정면
돌파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정부여당측도 대장성개혁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며 단단히 벼르고 나섰다.

재량행정을 차단시키기 위해 "금융복무감사관제도"를 도입하고 "공무원
윤리법"도 제정할 방침이다.

행정개혁과정에서 계속 결론을 내리지 못했던 재정금융분리문제도 조만간
그 시점을 확정시킬 움직임이다.

금융기관들도 대장성과의 유착문제를 일으킨 대장성(MOF)담당제를 없앨
계획이다.

금융검사관의 오직사건을 계기로 권부의 상징인 대장성에도 명실상부한
개혁의 찬 외풍이 조만간 강하게 몰아닥칠 전망이다.

< 도쿄=김경식 특파원 >

[[ 대장성 관료의 주요 오직 사건현황 ]]

<> 사이토 차관(퇴임시기:95.5)

=나카시마 주계국차장, 다야 도쿄 세관장의 과잉접대

<> 다야 도쿄세관장(퇴임시기:95.12)

=도쿄교와 이사장의 자가용비행기로 홍콩여행 등

<> 시노자와 차관(퇴임시기:95.12)

=주택전문금융회사처리관련 대장성관료 과잉접대

<> 도쿠다 은행국장(퇴임시기:96.10)

=무부사로부터 미공개 주식취득 발각

<> 와쿠이 관방장(퇴임시기:97.1)

=간사이국제공항 오직관련 석유도매상으로부터 그림받음

<> 이사카 전 조폐국장(퇴임시기:98.1)

=일본도로공단으로부터 외채발행관련 뇌물수수

<> 미야가와 금융증권검사관실장, 다니우치 관리과장보좌(퇴임시기:98.1)

=시중은행으로부터 뇌물수수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