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회사원에서 사장으로 변신한 신우철씨(29)는 순전히 우연한 기회에
창업아이디어를 얻은 경우다.

대학을 졸업한 후 요업개발이란 회사의 스리랑카 지점에서 무역업을
담당했던 신씨는 회사의 부도소식에 어쩔줄을 몰라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하다.

퇴직금은 커녕 6개월치 월급도 못받고 한국으로 돌아왔고 한동안 직업을
구하지 못해 실업자생활도 경험했다.

그러던 어느날 생활용품을 사기위해 할인점을 방문했던게 그의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당시 할인점은 몰려드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물건값이 싸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매장이 혼잡했고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조차도 제대로 찾기 어려웠다.

또 계산을 하려해도 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고 주차문제도 심각했다.

이때 착안한 것이 바로 쇼핑대행서비스사업이다.

그는 사회가 다원화되면서 쇼핑을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지출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를 전문적으로 대행하는 사업이 가능성이 있을 것이란
판단을 했다.

그래서 만든 회사가 "실크로드"다.

전화나 팩스로 회원들의 주문을 받아 상품을 구입하고 가격대별로 일정한
수수료를 받는 사업을 하기 위해서 만든 회사다.

할인점에서 물품을 구입하면 시중에서보다 평균 20~40% 싸게 구입할 수
있어 수수료(5~10%)를 제하고도 시중보다 싼 가격에 물품을 사게될 뿐만
아니라 집에서 배달까지 받을 수 있다고 신사장은 설명한다.

실크로드는 미지의 땅을 찾아 나선 사람들이 이용했던 길이어서 아무도
개척해 놓지 않은 사업에 뛰어든 자신의 처지와 비슷하기 때문에 회사이름을
따 왔다고 한다.

초기단계에서 어떻게 홍보를 해서 회원을 확보해야 할지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현재는 7천여명의 회원을 확보해 일단
안정궤도에 진입했다.

또 구리에 대리점을 개설했으며 조만간 인천 부산 전주에서도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현재 한달에 약 1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또 서울에서 배달망을 담당할 수 있도록 대리점을 모집하고 있고 지방공략
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앞으로 맞벌이 부부가 크게 늘어나고 있고 경제여건이 어려워지면서
직장인들은 더욱 열심히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의 가능성은 크다고
신사장은 설명한다.

신사장은 3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실크로드를 상품 기획에서 유통
까지 포괄하는 종합유통업체로 성장시키겠다는 야무진 포부를 밝히고 있다.

"전국 각 지역에 네트워크를 만들어 지역별 기획상품을 바탕으로 가장 싼
가격에 가장 좋은 품질을 구할 수 있는 유통망을 갖춰 신개념 쇼핑문화를
만들어 가겠다"는게 신사장의 꿈이다.

<김남국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