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컴퓨터 바둑게임 프로그램이 벤처기업인 한겨레테크놀리지사(대표
김지일)에 의해 처음으로 개발됐다.

더구나 개발진은 지난 90년 러시아 유학중 귀순한 북한 출신의 김지일
박철진씨 등이어서 화제가 되고있다.

지난 7월 법인등록한 이회사는 러시아 기술진등과 함께 1년반여에 걸쳐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을 개발, 이달초 "정석바둑"(영판은 "Virtual Go)"이란
상표로 판매에 들어간다.

정석바둑은 인공지능기술과 수학 논리 컴퓨터사이언스등 기초과학을
접목해 개발한 제품으로 윈도95(또는 NT) 전용이어서 기보편집 및 대국입력
기능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김지일사장은 러시아 하리코프대 수리물리학,박철진 개발실장은 뻬쩨르
부르크대 전자계산학과 출신이어서 이분야와 유관한데다 수년간 한국 기업에
근무한 경험도 있어 개발이 어렵지 않았다는 것.

이에비해 중국 미국 등지에서 들여온 기존 바둑게임 프로그램들은
도스용이어서 활용도가 낮은 것이 흠으로 지적돼왔다.

특히 정석바둑은 기력 7~8급 정도로 현재 세계최강인 중국의 "핸드토크"
(한글명 천하수담) 및 미국의 "천의 얼굴" 프로그램과 경쟁할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석바둑은 지난 8월 일본에서 열린 세계컴퓨터바둑선수권대회에 처녀
출전, 세계 정상급을 꺾었으며 한가지 결함이었던 완성단계의 프로그램
에러를 보완한 상태여서 내년 대회에선 1위를 차지할 것으로 회사측은
보고있다.

이제품은 개당 4만4천원에 국내 시판되며 수출상담중인 일본 중국 대만
미국 등지에 상륙할 전망이다.

회사측은 인터넷 및 전자상거래 관련기술 개발능력도 갖추고 있어 컴퓨터
바둑에 이어 이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이회사의 김지일사장은 "세계 최고의 바둑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2~3일씩
밤새워가며 개발에 매달렸다"며 "장차 한반도 통일후 국가발전에 기여할수
모험사업을 찾아 혼신의 힘을 쏟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3444)3721.

<문병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