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증시는 이번주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식을 팔려고 내놓아도 팔리지 않는 공황사태로 치닫고 있으나 이번주를
고비로 시장기능을 되찾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견해는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간에 협상되고 있는 자금지원
조건(경제구조조정프로그램)이 이번주말쯤 나올 것이라는 예상에 근거하고
있다.

<> 시장의 최대걸림돌 =증권계는 주가안정의 최대 걸림돌을 불확실성이라고
보고 있다.

IMF 자금지원이후 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아무도 알수 없어 매수
주문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증권사들이 주식매수 자금을 지원해 주겠다는 정부 제의를 거부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같은 불확실성에서이다.

지난달 26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재경원과 증권 투신사 실무담당자간에
마련된 증시안정회의에서도 불확실성이 사라져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
었다.

회의에 참석했던 동원증권 송홍선 재경부장은 "정부에서 주식매수자금
지원의사를 비췄으나 현재와 같은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투자판단 자체를
할수 없다"며 IMF에서 내놓는 구조조정프로램의 윤곽이 우선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 시장안정기대 =증권전문가들은 따라서 정부와 IMF간에 마련되는 자금
지원의 조건(구조조정프로그램)이 윤곽을 잡으면 시장은 어느정도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크로스비증권 정태욱이사는 현재 증권시장은 시장기능을 잃은 상황이라고
전제하고 프로그램이 나오면 투자판단을 할수 있어 최소한 매매체결은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방정부 공기업에까지 재정긴축을 요구할지 관심이라며 구조조정
프로그램의 강도에 따라 일시적인 충격을 예상할수도 있으나 이미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내년 하반기쯤에는 환율상승에 의한 수출경쟁력 확보로 구조조정의
효과까지 기대할수 있다는 낙관적인 의견을 보였다.

대우증권 신성호연구위원도 "이번 주가 고비가 될 것이며 구조조정의
범위가 작고 기간이 짧을수록 증시에는 작은 충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가가 급락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1조원정도의 담보부족계좌가 부담
이나 증시내의 문제이므로 시간이 지나면서 해소될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구조조정 프로그램이 계획대로 추진돼야 하므로 증시가 안정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낙관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많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에서 뛰어난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가 당선돼 구조
조정의 고통을 받아들이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는게 과제"라고 지적했다.

< 박주병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