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과자를 우습게 보지 마라"

수입과자 수입아이스크림이 봇물처럼 들어오고있지만 이보다 훨씬 많은
양의 "메이드 인 코리아"과자가 세계시장을 누비고있다.

지난해 한개에 1천원도 안되는 과자들이 올린 수출액은 1억7천만달러어치를
넘고있다.

이것도 롯데 해태 동양 크라운 농심등 5개사만의 실적이다.

올해는 롯데제과 한 회사만으로 1억달러 돌파가 예상된다.

상위 5개사로는 전체 2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있다.

내년에도 이들 5개사는 수출확대를 각 사 주요 사업전략의 하나로
선정해두고 있다.

2억4천만달러어치의 과자를 내다 판다는 의욕을 불태우고있다.

연간 과자 수출 신장률은 전체 품목의 평균 수출신장률을 훨씬 뛰어넘는
20% 가까운 수준이다.

반도체 자동차 섬유등 우리나라의 주력품목들이 수출시장에서 맥을
못추고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과자는 요란하지않게 소리없이 우리나라 수출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종목인 셈이다.

수출의 주력부대는 롯데 해태 동양등 대형제과업체.

한국의 과자들은 향후 세계 경제의 엔진역할을 하게될 중국 동남아 러시아
동구지역을 주로 개척하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 한국제품들은 미국 일본등 선진국에 결코 뒤지지않는 고급품
대우를 받고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빈부 관계없이 팔리는 껌 초코파이가 이들 나라에서는
중.상류층이 주고객이다.

우리나라 과자가 뻗어가는 나라들의 가정 구석구석에 코리아의
고급이미지를 알리는 첨병역할을 하고있는 것이다.

우선 롯데의 경우 껌왕국답게 껌에서 독보적인 실적을 올리고있다.

지난해 "스파우트" 한 품목만으로 1천3백만달러(1백2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특히 중국에서 많이 팔리는 "카페커피"는 중국 정부가 벌이는 금연운동
캠페인에 적극 활용되고있을 정도로 호응을 얻고있다.

스파우트껌은 얇고 길쭉한 국내 껌과는 달리 정사각형으로 속에 꿀이
들어있는 중국인 전용껌이다.

롯데의 수출은 전세계 80개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 가운데서 12억개의 입이 있는 중국의 비중이 60%정도로 가장 많고
이중에서도 껌이 80%를 차지한다.

많은 국내기업들이 중국시장의 벽을 두드렸지만 별로 재미를 보지 못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중국시장 개척성공사례로 꼽힐만하다.

지난해 껌으로 1천3백만달러(1백20억원)와 에이스크래커로 9백50만달러
(80억원)의 외화를 벌어들였다.

해태는 지난 95년에는 일본롯데가 버티고있는 일본시장에 국내 제품으로는
처음으로 "덴티큐"를 수출하기도 했다.

또 중국에 총 7백만달러를 투자, 연간 2천5백t의 껌을 생산할 수있는
불산해태식품유한공사를 설립, 현지생산 판매하는 체제를 갖추었다.

동양제과를 빼고는 제과 수출을 이야기할 수없다.

동양은 간판상품인 초코파이를 "제과의 코카콜라"로 키운다는 야심찬
전략을 세워두고있다.

동양은 지난해 초코파이 한 품목만으로 해외에서 3천만달러(2백59억원)를
벌어들였다.

껌등 다른 품목을 합치면 4천만달러에 달한다.

특히 시장이 큰 중국대륙을 석권한다는 계획아래 공장준공등 시장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베이징 부근에 연 1백60억원어치의 초코파이를 생산할 수있는
랑팡공장을 준공했다.

수요가 늘면 2개 라인을 더 설치할 수있는 공간도 남겨뒀다.

지난 9월에는 총 3천만달러를 들여 중국 하남 하중지역을 공략할
상하이공장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했다.

크라운은 국내에서는 판매되지않는 쟈포캔디로 호주에서 9억원을
벌어들였다.

제과업체들은 내수시장이 어느정도 성숙한데다 이미 진출한 제품들에
대해서도 반응이 좋아 해외박람회에 적극 참여하는등 과자 수출전선을
더욱 넓혀나갈 계획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