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단체에 다시 "낙하산 인사" 파문이 일고 있다.

일부 경제단체의 공석 임원직을 정치권이나 행정부출신 인사로 메우려는
움직임에 기존직원들의 반발이 표면화되고 있는 것이다.

기계공업진흥회 직원들은 최근 공석중인 상무급 보직 두자리에 특허청
현직과장인 L씨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해외본부장 출신의 J씨가 내정되자
"내부승진원칙"을 무시한 처사라며 이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진흥회는 이에 따라 회원사 대표들로 구성된 이사회에 부당인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한편 17일에는 여의도 신한국당과 국민회의 당사를 방문,
항의농성을 가졌다.

진흥회 박석구 노조 부위원장은 "3년전 해군장성 출신의 Y씨가 임원으로
선임돼 홍역을 겪은 바 있다"며 "진흥회의 성격상 임원은 기계산업에 대한
전문지식과 경륜을 가진 사람이 필요하며 낙하산 인사는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협동조합 중앙회도 최근 중소기업청 차장 상근부회장으로 부임하자
이를 반대하는 직원들과 충돌,한바탕 진통을 겪었다.

기협 노조는 결국 차후 인사부터는 내부승진을 최우선으로 하고
외부영입인사라도 추대위를 구성,검증과정을 거친다는데 합의하고 나서야
이 부회장의 출근을 받아들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부 영입인사는 그들이 행정등에서 익힌 경험이
업무에 도움이 될때도 많지만 주요임원을 모두 낙하산식으로 채우면
단체운영이 파행으로 치닫을 소지가 많다"는 입장을 보였다.

< 이영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