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부동산시장에 과열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말부터 올해초까지 기존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매가가 급등한데 이어
이번엔 새로 분양되는 아파트를 대상으로 치열한 청약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같은 청약열기는 경기도 용인과 김포일대 중대형평형 아파트에서 시작돼
수원 남양주 광주등지로 번져가는 추세이다.

용인 김포 등 일부지역 아파트 견본주택에 주말에는 1만여명, 평일에도
수천명씩 청약대기자들이 몰려든다고 한다.

이들 지역 1순위 청약통장은 3천만원에서부터 최고 7천만원까지 웃돈이
붙어 전매되고 있다.

견본주택에 몰려드는 인파중에는 청약통장의 불법거래를 부추기는 투기꾼
들이 적지 않게 섞여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80년대후반 아파트분양현장에서 흔히 볼수있었던 풍경이 다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수도권 아파트분양시장이 들끓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왜곡된 주택공급구조로 인해 수도권에서 새 아파트를 분양받으면 높은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기때문이다.

분양가격은 묶여있는데다 시세는 계속 올라가고 있어 "입지여건이 좋고
채권입찰제가 적용되지 않는 지역"에서 분양되는 아파트에 수요집중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김포 풍무리에서 최근 분양된 신동아아파트를 예로 들어보자.

31평형의 평당 분양가격은 3백64만원, 49평형은 3백79만원선이었다.

이에비해 지난해말 분양된 인근 사우지구아파트는 아직 완공되기 전인데도
30평형대가 평당 4백10만~4백30만원, 40평형이상은 평당 4백60만~4백90만원대
에 전매되고 있다.

용인의 경우는 더 심하다.

수지읍 풍덕천리에서 최근 공급된 동보아파트 54평형의 평당분양가는
4백40만원선이었으나 인근 수지1지구에 들어선 53평형은 평당 6백34만원에
매매가가 형성돼있다.

당첨되는 순간 간단하게 1억원이상의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셈이다.

현행 주택공급방식이 바뀌지않는한 이들 지역에선 당분간 청약열기가 식지
않을 전망이다.

시세차익이 워낙 높은데다 분양대기물량도 풍부하기때문이다.

분양물량은 용인 주요지역에서만 내년상반기까지 1만여가구가 쏟아져나올
것으로 보인다.

김포일대에서도 분양이 가시화돼있는 물량만 6천여가구에 이른다.

또 남양주 광주 의정부등지에서 공급될 아파트도 줄잡아 1만여가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실상이 이런만큼 수요자들에겐 기회가 포착되면 가차없이 청약에 나서라
는 조언을 해줄 수밖에 없다.

서울인접 수도권인기지역에 거주하는 수요자들은 입지여건과 시세차익을
고려, 분양예정아파트에 대한 청약우선순위를 매겨놓고 청약하는게 좋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지역 이외의 수도권거주자, 특히 서울거주 청약대기자는 요지에 지어
지는 서울동시분양아파트와 서울인접 수도권아파트에 대한 선별청약을 시도
하는게 유리할 것 같다.

서울 인기지역 아파트는 여전히 희소성이 있고, 서울 비인기지역보다는
수도권 요지의 아파트가 더 높은 투자매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 이정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