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보험의 "발상지"다.

로이드로 상징되는 해상.화재보험의 중심지일뿐만 아니라 자동차보험부문
에서도 유럽은 여러가지 선진적인 제돌 마련, 시행하고 있다.

<>.음주운전 등 중대 교통법규 위반에 따른 보험료 할인.할증문제만 해도
유럽은 오래전부터 벌점제와 연계해 시행하고 있다.

형국의 경우 법규 위반에 따른 벌점을 매기는 주체가 법원이다.

우리처럼 경찰이 벌점을 매기지 않는다.

법원에서 속도위반은 3점(고속도로는 6점), 음주운전은 9~10점씩의 벌점을
내려 위반자의 면허증에 기재한다.

벌점이 9점을 넘으면 자동차보험료가 50~1백%까지 할증된다.

특히 음주운전에 대한 제재가 엄격해 음주량에 따라 1년동안 면허가 정
지된다.

면허정지기간이 끝나도 운전자의 자기부담금이 크게 올라가거나 보험사가
보상범위를 제한하는 등 불이익을 받는다.

또 음주운전에 따른 벌점은 11년까지 효력이 지속된다.

그러나 할인.할증대상이나 요율은 보험사마다 다르다.

로얄 앤 선 얼라이언스사의 경우 음주운전과 난폭운전 차주인의 승락없이
운전하다 적발된 경우에 보험료를 할증하며 노르위치 유니온사는 음주운전
외에 주차위반과 속도위반에 대해서도 보험료를 할증하고 있다.

독일은 "맥주의 본고장"인 탓인지 상습음주운전이라해도 사고만 나지않으면
보험료를 할증하지 않는다.

독일 최대의 보험사인 알리앙스사의 자동차보험 영업부장 크리스챤 마샬씨는
"음주운전이나 과속 무면허운전 등도 사고만 나지 않으면 할증을 하지 않지만
일단 사고가 나면 운전자에게 최고 5백만원의 벌금을 보험사에 내도록 하는
등 강력한 제재가 따른다"고 밝혔다.

<>.유럽의 자동차보험료 할인.할증체계는 우리보다 훨씬 복잡하지만 흥미를
끄는 대목도 적지 않다.

영국에는 "보장무사고할인"이란 제도가 있다.

보험사별로 3~6년까지 일정기간 무사고기록을 가진 우량운전자의 경우
1~2회 사고를 내도 무사고기록을 그대로 유지, 종전대로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제도다.

무사고할인율은 1년 무사고시 30%의 할인율을 적용한뒤 매년 10%씩 가산
되다가 5년째에는 65%의 상한에 묶이게 된다.

그러나 5년째 할인율을 60%로 낮추는 대신 이제도를 서택하면 향후 4년간
사고회수가 2회이하면 60%의 할인율을 계속 유지해준다.

독일도 최고 2백45%에서부터 최저 30%에 이르는 28단계의 복잡한 요율체계를
두고 있지만 초보운전자와 25년이상 무사고운전자의 1회 사고에 대해서는
요율을 종전대로 적용한다.

또 보험요율을 산정할때 영국은 큰도시에 높은 보험료를 적용하는 등 지역을
고려하며 독일은 주차장이 있는 운전자에 할인헤택을 준다.

유럽 보험사들은 잘 발달된 사회보장제도로 교통사고로 인한 의료비지출
부담이 거의 없으며 교통사고 에방캠페인 등도 정부가 도맡아 우리와는 달리
보험영업 외의 사업비 지출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

그만큼 보험사가 자동차보험을 꾸려나가는데 드는 간접비용이 적어져
가입자의 부담을 덜수 있는 여지가 많은 셈이다.

특히 계약자를 철저히 신뢰, 일단 계약서의 기재내용을 전적으로 믿고
보험금 처리를 신속하게 마무리짓는 점 등은 우리 보험사가 대고객서비스
향상을 가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배워야 할 대목이다.

< 문희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