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사업장의 임금협상이 7월들어 속속 타결되고 있다.

특히 다른 사업장 협상에 파급효과가 커 민노총이 총파업의 중심축으로
삼았던 서울지하철 병원노조 등 강성사업장들의 협상이 최근 잇따라
타결됨에 따라 앞으로 교섭진행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노동부및 관련사업장에 따르면 7월들어 이날 현재까지 협상을
마무리한 사업장은 모두 7백여곳이다.

이는 노동부의 지도대상 사업장(상시근로자 1백인이상) 5천7백54곳의
15%에 육박하는 수치로 하루평균 50여개 꼴로 타결되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민노총의 1,2단계 총파업 선봉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던
서울지하철 한국통신 만도기계 대우자동차 병원노련소속 노조들이
잇따라 타결되면서 협상진행속도가 급속히 빨라지고 있다.

이에따라 지난 6월30일까지 42.3%에 불과하던 올해 임금교섭타결률이
54.1%를 기록했다.

특히 회사측의 어려운 경영여건을 감안해 고통분담에 참여하는
노조가 크게늘어 올들어 임금동결을 선언한 사업장이 전체타결사업장의
20%수준인 6백2곳에 달했다.

나머지 사업장들도 5%안팎의 저율로 협상을 끝마쳐 임금안정을 주도했다.

또 30대그룹들도 임금협상을 속속 타결,전체 4백99개사업장 가운데
49.1%인 2백45곳이 협상을 마무리했다.

삼성그룹의 경우 54개 계열사 가운데 삼성전자 삼성중공업 신라호텔
등 51개사업장(94.4%)이 타결돼 마무리국면에 접어들었으며 진로(90.9%)와
한솔(90.0%)도 대부분 협상을 끝낸 상태다.

또 신호(76.9%)동국제강(72.7%)금호(78.6%)LG(63.9%)도 비교적 높은
타결률을 보였다.

그러나 현대(23.1%)대우(26.9%)롯데(23.8%)효성(20.0%)고려합섬(0%)등의
타결은 부진을 보였다.

한편 이날 현재까지 임금협상 타결업체의 인상률은 통상임금기준으로
지난해 7.7%보다 크게 낮아진 4.1%를 나타냈다.

노동부의 전운배 노사협의과장은 "최근 임금협상타결사업장이 속출하는
것은 서울지하철 한국통신 등 그동안 노사분규를 주도해온 대형강성사업장들
의 잇따른 무분규타결에다 경기불황 등에 영향을 받은 탓"이라면서 앞으로도
산업현장에 확산되는 협력분위기에 힘입어 타결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김광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