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도의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이인제
경기도지사가 본격적인 "당심" 잡기에 나섰다.

전날에 이어 17일 이틀째 국회의원회관 순례에 나선 이지사는 "경선에서
대세를 장악하기 위한 묘책은 있을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원내외 지구당
위원장들과의 접촉에 가장 중요한 비중을 둘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제 최대 승부처는 "당심" 잡기라는 뜻이다.

사실 이지사의 고민은 "민심"으로부터는 호평을 얻어가고 있으나 경선에서
필요한 지구당위원장들의 마음은 사로잡지 못하고 있다는데 있다.

이지사를 이회창 대표와 맞붙을 "대항마"로 지목할 정도로 여론은 좋지만
당내에서는 이를 "찻잔속 태풍"으로 평가절하하고 있는 분위기에 곤혹스러워
하는 눈치다.

이지사가 TV토론회와 대의원 접촉만을 통해 세확보에 주력한다는 기존 경선
전략을 바꿔 지구당 위원장 접촉 등 당심 확보에도 적극 나서기로 한 것은
이같은 맥락에서다.

그는 민주계 의원을 비롯한 지구당 위원장들과의 접촉에서 "세대교체론"을
집중 설파했다.

12월 대통령선거에서 국민회의 김대중, 자민련 김종필 총재 등 야권후보를
누를수 있는 명분과 현실적 가능성을 함께 갖춘 대안은 자신뿐 임을 부각시켜
왔다.

또 당내 경선구도가 이대표 대 반이, 영입파 대 비영입파 대결로 압축되고
있는 점을 내세워 이대표를 꺾을수 있는 유일한 카드라고 강조했다.

다분히 당내 최대세력인 정치발전협의회가 박찬종 이수성 고문을 놓고
지지후보 저울질을 하고 있는 움직임을 겨냥한 것으로 볼수 있다.

이지사는 특히 현재 경선기류를 볼때 지지도가 하락하는 주자들은 있어도
자신처럼 치고나가고 있는 후보는 없다며 "이인제 돌풍"이 결코 거품이
아님을 역설했다.

이지사는 18일부터 여권의 텃밭인 부산지역을 시작으로 전국 2백53개 지구당
을 찾아다니며 위원장과 대의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자신의 최대강점인 "연설"을 선보일 기회가 후보 합동연설회가 시작되는
7월5일까지는 없기 때문에 대면접촉을 통한 "상품" 홍보및 지지 확보에
들어가겠다는 구상이다.

이지사측은 합동연설회때 까지만 현재 페이스를 유지할 경우 정발협의
지지는 물론 "김심"도 얻을수 있을 것으로 장담하고 있다.

또 "선수 파괴"보다 "연령 파괴"에 상당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여권의
전반적 기류에 부담을 느끼고 있으나 이 문제도 세대교체는 거스를수 없는
시대적 조류라는 논리로 돌파한다는 계산이다.

이지사가 후보간 합종연횡에 대해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 비롯된 것이다.

진인사대천명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이지사가 2위그룹 대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경선전에서 앞으로 어떤 노력과 선택으로 표로 연결해나갈지는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 김삼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