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을 흔드는 바람소리가 시원하게 느껴지는 초여름, 국내외의 우수
무용가들이 한자리에 모인 2개의 국제무용제가 5~8일 한꺼번에 열려
관심을 끈다.

한국현대무용협회 (회장 이숙재)의 "국제 현대무용제" (서울 교육문화
회관)와 사단법인 웃는돌 (대표 홍신자)의 "죽산 국제페스티벌" (경기도
안성군 죽산면)이 그것.

올해로 16회째를 맞는 "국제 현대무용제"는 세계 현대무용의 흐름을
정리하고 국내외의 수준 높은 무용작품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

스위스 이스라엘 중국에서 초청된 해외단체 3팀과 국내 무용단 9팀 등
12개팀이 참가, 창작춤을 선보인다.

국내에서는 이숙재 밀물현대무용단, 양정수 현대무용단, 박인숙
지구현대무용단, 최청자 툇마루현대무용단, 남정호 크누아 댄스컴퍼니,
황문숙 미르현대무용단, 임지형 광주현대무용단, 김소라 댄스앙상블,
김원 현대무용단이 각각의 대표작을 공연하고, 외국팀으로는 중국
양리핑무용단, 이스라엘 버티고무용단, 스위스 필립 쉐르무용단 등이
참가한다.

특히 중국의 양리핑무용단은 중국 전국무용콩쿠르 1등 수상작인
"공작새"를 비롯, "전설" "달빛" "가랑비"를 보여준다.

버티고무용단이 소개하는 "현기증"은 잦은 공중회전 훈련으로 인해
방향감을 잃어버린 공군조종사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관계의 조절감 상실을
표현한 작품.

이밖에 영국 리코세무용단과 함께 만든 "림보"도 소개한다.

필립 세르무용단은 화가 및 조각가와 공동 제작, 색과 공간에 대한
시각예술가와 무용가의 서로 다른 해석을 알려주는 "르 팔랭드롬" 3부작을
공연한다.

5일 오후 8시, 6~8일 오후 5시.

문의 578-6810

"죽산 국제페스티벌"은 지난해 "자연과 인간의 만남"을 주제로 야외에서
전위예술을 시도,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3회째인 올해는 "테크놀로지와 미스테리"라는 주제 아래 자연의 신비와
현대기술문명을 대비, 화해시킴으로써 인간내면에 대한 성찰과 자유의
모색을 추구한다.

자연과 비디오아트의 첨예한 만남의 장을 연출, 조화와 충돌이 빚어진
장 위에 퍼포먼스와 신판 굿을 벌이며 출연자와 관객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워크숍도 실시한다.

축제는 5일 오후 5시30분 명창 안숙선의 소리로 시작을 알린 뒤 박현기의
비디오아트 "만다라" 및 몽골음악과 춤을 선보인다.

6일 오전 11시부터는 워크숍이 진행되고, 오후 7시부터는 참가자와 함께
하는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7~8일에는 오전 7시부터 우리굿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해석한 홍신자씨의
"씻김 그리고 재살이" (8일 오후 8시)를 비롯, 춤, 퍼포먼스, 연극, 비디오
아트 등 각종 이벤트가 펼쳐진다.

출연자는 무용가 홍신자 이영희 김복희 김기인 키트 존슨, 비디오
아티스트 노부키 소이치로 (일본), 박현기, 패션디자이너 이상봉, 연출가
강준혁 장성식씨 등.

문의 0334-676-8901

< 양준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