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입법 무리수와 폭주가 끝이 없다. 그제 당선인 워크숍에서 22대 국회 개원 즉시 중점 추진하기로 한 56개 법안을 보면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폐기되거나 삼권 분립이라는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반시장적, 위헌적인 것들이 나열돼 있다.민주당이 2022년 발의했다가 독립성 훼손이라고 비판받은 감사원법 개정안 처리에 다시 시동을 거는 것부터 입법 보복 냄새가 짙다. 국회에 제출된 관련 법들을 보면 감사원이 특별감찰할 때 계획서를 사전에 국회 소관 상임위에 제출해 승인을 얻도록 했다. 비공개 감사, 직무감찰 결과도 국회에 보고토록 하고, 감사 결과의 대통령 보고 절차는 폐지했다. 입법 당시 탈원전, 통계 조작 등 문재인 정부의 의혹에 대한 감사를 틀어막기 위한 ‘감사완박(감사원 권한 완전 박탈)’ 법안이라는 지탄을 받았다. 앞으로도 감사원을 국회 통제 아래 두고 민주당 정권에 불리한 감사를 방해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만하다. 대통령 소속이나 직무상 독립된 헌법기관인 감사원을 거대 의석을 무기로 좌지우지하려는 발상이 개탄스럽다. 윤석열 정부 이후 입법·사법·행정부 간 견제와 균형을 무너뜨리려는 민주당의 시도는 끝이 없다. ‘사법부에 대한 민주적 통제’ 운운하고, 대통령 고유 권한인 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 임명권 제한, 국회의 예산 편성권을 주장하는 ‘예산완박’, 정부의 시행령 수정권을 박탈하는 ‘정부완박’까지 추진했다. 국무위원 21명 가운데 7명을 탄핵하거나 겁박하더니 당 지도부가 대통령 탄핵을 거론하고, 장관·검사 탄핵권 적극 활용 방침도 내놨다. 헌법과 법적 안정성을 이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28일 제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 개정안’(가맹사업법)을 강행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개정안은 개별사업자인 점주단체를 노동조합과 같은 법적 단체로 인정해 가맹본부와 협상하는 단체교섭권을 보장하는 것이다.가맹본부의 갑질로부터 점주 권익을 보호한다는 취지지만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갈라파고스식 규제이자, 프랜차이즈산업의 본질을 흔드는 입법 횡포다. 가맹점주는 독립적 개별사업자고, 선택도 자발적으로 한다. 노동자가 아닌 사업자 단체에 노조와 같은 권한을 주는 것 자체가 헌법상의 노동권을 잘못 적용하는 위헌이다. 더구나 수십 개 점주단체가 난립해 협의요청권을 남발하고, 단체 간 강성 경쟁을 부추겨 불필요한 분쟁을 양산할 게 뻔하다. 점주단체가 협의권을 일탈·남용해도 아무런 제재 규정이 없다. 가맹본사와 그 대표는 점주단체의 일방적 협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 갑(가맹본부)·을(가맹점) 간 상생이 아니라 ‘갈등 조장법’으로 통하는 이유다.국내 1만1000여 개 프랜차이즈 중 연간 매출 10억원 이하인 곳이 3분의 2(66.4%)에 이른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소규모 가맹본사가 고사하고, 소속 가맹점 역시 연쇄적으로 문을 닫을 게 뻔하다. 빈대 잡으려다가 초가삼간 태운다는 속담처럼, 가맹본부와 점주 간 걷잡을 수 없는 갈등으로 공멸 위기에 몰릴 수 있다. 주무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조차 “결국 관련 산업이 위축될 것”이라며 반대하는 이유다. 그런데도 이를 강행하는 건 ‘갑을 갈라치기’로 30만 가맹점주와 100만 종업
대중적으로 가장 유명한 희곡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열외로 한다면,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라는 대답이 무리는 아닐 것이다. 또한 문학 고전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제목을 모르는 사람은 없어도 읽어본 사람은 드문 경우라면 여기서도 <고도를 기다리며>는 정답으로서의 자격이 있다. 그러나 <고도를 기다리며>는 읽지 않았으면서도 읽은 척 하기에 매우 적합한데, 누가 읽어도 내용을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제1막이 열리면, 국도의 나무 앞에서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고도(Godot)’라는 존재를 기다리고 있다. 이 둘이 그러고 다닌 지는 50년 남짓이되, 고도에 관해 아무것도 모르며 심지어 고도가 실재하는지조차 확실치 않다. 와중에 포조가 럭키를 개처럼 목줄에 맨 채 몰고 등장하고, 소년이 찾아와 고도는 내일 온다고 알려준다. 제2막에서는 이와 비슷한 일들이 반복되며 기이한 느낌만 지루하게 증폭될 뿐이다. 럭키는 벙어리가 되어 있고 포조는 눈이 멀어 있다. 다시 찾아온 소년이 오늘밤에는 고도가 오지 않는다는 소식을 전한다. 블라디미르는 그럼 내일은 오는 거냐고 묻는다. 소년은 내일 온다고 말한다. 블라디미르가 달려들자, 소년은 쏜살 같이 달아난다. 해가 지고 달이 떠오른다. 잠에서 깬 에스트라공은 멀리 떠나자고 제안하지만 블라디미르는 고도를 기다리는 걸 포기하지 않는다. 둘은 나무에 목을 매달려고 하다가 실패하고, 에스트라공은 우리 이제 헤어지자고 한다. 블라디미르는 내일도 고도가 오지 않는다면 다시 목을 매 자살하자고 한다. 그런데 갑자기 둘은 떠나자고 합의한다. 그러나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는다. 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