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텍을 인수한 것은 정보통신사업의 시작일뿐입니다. 모국에서 제2의
창업을 시작한 셈이죠"

작년 11월 재미교포 사업가로는 국내 처음으로 상장회사인 한일써키트
(현 이지텍)를 인수해 화제를 모았던 EZC인터내셔날의 김의국 회장은
"이지텍 인수는 정보통신으로 나아가기 위한 첫단추를 끼운 셈"이라고
말했다.

김회장은 또 "이지텍이 컴퓨터제조에 필수 부품인 PCB (인쇄회로기판)를
만드는 기업이므로 컴퓨터 및 전자부품제조 판매업체인 미국EZC사와
시너지효과를 거둘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EZC가 확보하고 있는 미국내 유통망은 대미수출의 교두보로
활용할수 있으며 이지텍의 제품을 전량 미국으로 수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이지텍인수는 시작에 불과하다.

"올 하반기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PCS (개인휴대통신) 단말기 칩제조
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을 추가로 인수할 계획입니다. 나아가 98년에는
주문형반도체 사업에도 참여할 것입니다"

그는 이같은 신규사업으로 EZC를 오는 99년초 미국증시 나스닥에
상장시키는 것이 단기 목표이며 이지텍 인수도 이런 장기비전의
일환이었다고 밝혔다.

이지텍이 현재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신규사업은 형광 등의 필수
부품인 초절전형 전자식안정기.

기존 자기식보다 15-25%의 절전효과가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미국 EZC로부터 기술을 들여와 이지텍에서 생산, 전량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은 98년부터 에너지 절약을 위해 전자식안정기 사용을 의무화할
예정이어서 대체수요가 엄청날 것입니다"

이지텍은 EZC에 인수된후 5개월동안 철저한 리스트럭처링과 제품수출
확대 등으로 올 4월말까지 작년 총매출보다 많은 3백80억의 매출을 올렸다.

매출 1천억원에 당기순이익 32억원이 올해 목표다.

김회장은 지난 92년 LA풀러튼에서 EZC를 설립, 작년 매출 1억2천만달러
(1천억 80억원)의 중견기업으로 일궈 LA한인사회에서 성공한 벤처
기업인으로 꼽히고 있다.

< 장진모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