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 삼미 등 대형부도 여파로 해외자금시장에서 국내 은행의 국제신용도가
급락한데 이어 국내 기업의 국제신용도도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기업체의 해외자금 조달여건도 상당히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24일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S&P(스탠더드 앤 푸어즈)는 삼성전자의
장기신용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요주의(Negative)"로 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반도체산업의 극심한 장기침체와 계속된 대규모 투자가 삼성전자의
부채의존도를 심화시키고 있는데다 삼성그룹이 진행중인 자동차사업 등에
참여하면서 내부 자금흐름이 악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S&P측은 실제로 지난해 삼성전자의 당기순이익이 93%나 감소하고 순부채
비율도 58%에 이르는 등 재무구조가 매우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S&P측는 "반도체 경기의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딜 경우 삼성전자가 대규모
자본이 소요되는 투자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부채의존도를
높이게 될 것"이라며 "부채규모가 현 수준보다 높아질 경우 삼성전자의 장기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삼성전자의 장기신용등급과 CP(기업어음) 발행등급은 각각 "A+"와
"A-2"이다.

한편 S&P는 이날 SK텔레콤이 발행하는 2억3천만달러짜리 10년만기 양키본드
의 장기신용등급을 "A+"로 평가하고 장기신용 전망도 "안정적"이라고
발표했다.

< 정한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