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의 시작은 자연의 이치와 섭리를 따르는 것이다.

따라서 풍수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자연환경과의 조화이다.

우리나라의 자연환경은 4계절로 구별된다.

음력에서는 1년을 15일 정도의 간격으로 입춘에서부터 대한까지 24절기로
나누며 여기서 입춘 입하 입추 입동이 계절과 계절의 변환을 나타낸다.

입춘은 겨울에서 봄으로, 입하는 봄에서 여름, 입추는 여름에서 가을,
입동은 가을에서 겨울로 전환되는 기점이다.

환절기에는 모든 것이 변화하게 되는데 그것은 살이 있는 생명체이든
움직이지 못하는 부동산이든 마찬가지다.

예를들어 한여름이나 한겨울에는 부동산이 움직이지 않고 3월과 4월,
9월과 10월에 이사가 피크를 이룬다.

결국 부동산 거래도 계절적 영향을 받는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건축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건축은 해빙기인 봄에 시작해야 하자없는 견고한 건축물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추운 겨울철에 공사를 한다면 시멘콘크리트가 제대로 양생되기는 어려우며
양생이 되더라도 봄철에 하자가 발생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이치이다.

더구나 겨울에는 공사효율도 떨어져 공사비의 과다 지출과 공사의 부실로
인해 완공 후에도 만만치 않은 하자보수 비용 지출을 감당해야 한다.

완공되는 시점도 마찬가지이다.

겨울철이나 장마철에 완공을 한다면 분양이나 임대가 어려워 경제적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이와 같이 건축이나 부동산 거래를 할 때 시기를 적절히 맞추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깊이 생각하여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부동산은 계절에 따라서 제각기 다른 모습을 나타낸다.

따라서 계절별로 나타나는 부동산의 특성과 모습을 살필 수 있는 식견이
있어야 한다.

봄에 부동산을 샀다가 여름에 홍수가 나서 매입한 부동산이 침수가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또 부동산이 언덕 위에 위치하여 봄이나 여름에는 경치가 좋았는데
겨울철에는 오르막길이 빙판길이 되어 자동차나 사람이 올라가지 못한다면
어떻겠는가.

이와 같이 부동산을 사고 팔 때는 계절에 따른 변화를 미리 파악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정광영 < 한국부동산컨설팅 대표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