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평그룹이 최근 같은 신흥중견그룹으로 경쟁관계에 있는 나산그룹 출신의
조영호사장을 전격 영입해 화제다.

거평그룹은 최근 있었던 정기임원인사에서 나산그룹기조실장과 나산백화점
대표이사를 역임한 조씨를 거평유통사장으로 임명한 것.

거평그룹은 지난 95년 나산에서 퇴사한후 무직상태였던 조씨에게 그룹의
유통사업을 총괄할 사장으로 일해줄 것을 먼저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거평그룹측에서는 "조사장이 나산이전에 롯데백화점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유통업경력을 감안해 영입한 것이지 경쟁사로부터 의도적으로 끌어온
것은 아니다"라며 의미를 축소했다.

조사장 또한 "사실 나를 보고 나산맨이라고 하기엔 재직기간이 너무 짧다"
면서 별다른 의미부여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거평과 나산이 같은 호남연고의 신흥그룹인데다
두 그룹회장의 친분이 두터우면서도 미묘한 경쟁관계에 있음을 감안, 이번
인사를 흥미롭게 보고 있다.

조사장은 광주일고, 서울대 공대출신으로 동아일보 롯데쇼핑 한겨레신문에서
근무했으며 94년 나산에 입사, 기획조정실을 독립법인화한 냅스를 설립
했으나 95년 대규모 감원시 자진퇴사했었다.

< 권수경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