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리즘이란 어떤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직접적으로 공포수단을
사용하는 주의나 정책을 가리킨다.

우리가 흔히 테러라고 말할때 그 것은 일반적으로 테러리즘을 의미한다.

테러리즘에 대한 개념과 이견이 있기 때문에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지만
보통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테러엔 "정치적 목적이나 동기가 있고 폭력의 사용이나 위협이 따르며
심리적 충격과 공포심을 일으키고 소기의 목표나 요구를 관철시킨다"는
4가지 공통점이 있다.

탈북 귀순자 이한영씨가 지난 15일 밤 괴한들의 총격을 받은 사건은
우리에게 엄청난 충격을 줬다.

이씨는 작년 북한 김정일의 전처 성혜림이 서방 망명을 시도했을 적에
김정일의 사생활을 폭로한 성혜림의 조카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으로 보면 이씨는 북한의 남한 고정간첩이나 북한
공작원에 의해 저격됐을 가능성이 아주 크다.

이씨는 의식을 읽기전에 "간첩, 간첩"이라 말했고 피격현장에서 북한
간첩들이 많이 쓰는 권총탄피 2개가 발견됐으며 권총에 소음기를
장착했을 뿐 아니라 범행수법도 기민했었다.

이같은 추정대로 이씨 피격사건이 북한에 의한 보복테러라고 한다면
사태는 심각하다.

북한 황장엽 노동당비서가 망망명한후 북한이 공연했던 보복이 실제로
실행됐다는 사실과 황씨가 망명직후 남한 깊숙한 곳에 북의 간첩이
침투해있다는 발언이 사실이라는 심증을 갖게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북한이 이 같은 보복테러를 하게 된 정치적 목적은 무엇일까.

하나는 황씨가 북한 지도층중 앞으로도 6~7명 정도 망명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는데 북한으로선 북한에 고위인사에 대해 경고하는 의미가
담겨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마치 마피아가 배반자를 말살하는 것과 같은 심리이고 논리이다.

또 다른 하나는 황씨가 서울에 오게 되면 북한 귀순동포나 정부요인
등에게 이런 테러가 있을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일수 있다.

당장 시급한 것은 범인을 검거해 진상을 밝히는 일이지만 동시에 제2의
테러가능성에 대해서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또 이번 사건이 북한의 보복테러로 확인되면 강력한 대북 대응조치도
있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