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에서 임대주택 건설에대한 국민주택기금 융자
금을 상향조정하자 그간 임대주택 건설에 소극적이던 대형주택업체들이
임대주택사업을 재개하거나 공급물량을 늘리고 있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민간 건설업체들과 대한주택공사가 짓는
5년 임대주택에 대한 가구당 국민주택기금 융자금을 종전의 1천5백만~1천
7백만원에서 1천8백만~2천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 동아건설 대림산업 금호건설 등 대형주택업체들은
분양이 잘 안되는 지역에서 분양사업보다 사업수익은 적지만 보증금과 융자
금 등을 조기에 거둬 들일 수 있는 장점을 가진 임대주택사업을 일제히 강화
하기로 했다.

대우건설은 오는 3월께 울산시 울주구 온양면에서 8백80여가구를 지어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이 가운데 6백가구 정도를 임대하기로 했다.

동아건설도 오는 4월에 전남 광주 매곡동에서 9백50여 가구 규모의 임대
주택을 지어 공급한다는 계획아래 최근 이곳에 1만3천5백평 규모의 부지를
매입해 놓았다.

10여년간 임대주택사업을 중단했던 금호건설은 올해 이 사업을 재개하기로
하고 목포 대불지역에서 인근 공단인력 수요를 겨냥한 임대주택 6백84가구를
건설, 오는 3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공급할 계획이다.

작년에 한건의 임대주택사업도 하지 않았던 대림산업은 전남 광양 덕례
지역에서 다음달 중에 9백17가구 규모의 임대주택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밖에 벽산건설과 한일건설 등도 서울 금천구 시흥동, 경기 여주, 구리
토평등지에서 임대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며, 대한주택공사 또한 올해 1만
가구 규모의 임대주택을 공급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수도권에서는 일부 중소업체들만이 임대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며 대형업체들이 임대주택을 내놓는 지역은 대부분 수도권을 벗어난
지방이어서 정부가 당초 서울 등 수도권 전세값 안정을 위해 마련한 이번
정책이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 김태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