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의 주식시장을 간단히 요약하면 참여자들 모두가 자기 잇속만을 챙기다
망가져 버린 한해였다고 할수 있다.

정부도 기업도 모두 주식을 팔아 돈을 흡수해 가는데 몰두했고, 그동안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주식을 보유해왔던 증권회사 기관투자가들 역시 견디다
못해 주식을 팔지 않을수 없었다.

개인투자가들도 거대공룡인 정부와 기업의 끝없는 주식공급, 그리고 기관
투자가들의 매도공세를 피해 작은 먹이를 쫓다 발을 헛디뎌 결국은 벼랑으로
떨어지고 만 한해였다.

보상없는 회생만을 강요하는 현재와 같은 투자가 경시의 주식시장이 언제
까지 존재할수 있을까.

기업을 공개한 이상 나만의 회사가 아닌 투자가 모두의 회사라는 대주주들의
인식전환없이는 97년의 증권시장도 큰 기대를 걸수 없을 것이다.

잇속만 챙기려들면 반드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인식이 새해에는 정착
되기를 기대해 본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