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관광지개발이 차질을 빚고 있다.

올초 묘산봉관광지구 개발사업자인 롯데건설이 사업을 포기한데 이어
최근 대명레저산업(송악산지구), 유로공영(돈내코지구)이 사업승인을
신청하지 못해 잇달아 시행자자격이 취소되는 등 제주도 관광지개발사업이
진통을 겪고 있다.

이는 개발시행자들이 지구내 토지를 확보하기 전에 미리 관광지구로
지정을 마쳐 토지매입이 순탄치않은게 가장 큰 요인이다.

제주도는 지난해 제주도를 국제적인 관광지로 개발키 위해 먼저 3개
관광단지 및 10개 관광지구를 지정한뒤 그해말 개발사업자를 선정, 토지
매입에 따른 진통이 예상됐었다.

제주도 남제주군 대정읍 삼오리 일대 50여만평의 송악산지구 개발시행자로
선정된 (주)대명레저산업은 지구내 80%에 이르는 사유지 매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최근 제주도로부터 시행자자격을 취소당했다.

제주도는 시행자들의 적극적인 사업추진을 이끌어내기 위해 이행계획서를
제출한뒤 1년이내에 사업승인을 신청토록 규정해놓은 것.

"지구전체의 80%에 달하는 40여만평이 사유지인데다 이들 사유지 소유주도
400여명에 이르러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었다."며 "제주도에서 지구
지정후 사업자를 선정한 만큼 토지매입에 대한 대책이 마련될 것으로 보고
수십차례 주민들과 협의를 가졌으나 토지매입가에 대한 의견차이가 좁히지
못했다."며 사업포기의사를 밝혔다. (대명레저산업 박모이사)

제주 서귀포시 4만6,000여평규모의 돈내코휴양지 개발사업자인 유로공영도
지구내 사유지 매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비슷한 시기에 사업자자격을
잃어 사업을 포기했다.

특히 지구내 사유지를 가지고 있는 외지인 소유자의 경우 평당 공시지가
(평당 5만원미만)의 수십배를 요구하는 등 이들이 요구하는 가격에 토지를
매입하면 수지가 제대로 맞지 않아 결국 사업을 포기한 셈이다.

"토지매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입장에서 무턱대고 자금이 들어가는
각종 영향평가작업에 들어갈 수 없지 않느냐"며 "지금으로서는 제주도가
기한을 연기해주더라도 토지매입을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유로공영
제주도개발 담당자).

이에앞서 롯데건설은 제주도 관광지구 가운데 최대규모인 북제주군
묘산봉지구개발을 맡았으나 올초 기반시설이행 예치금을 넣지 않고 사업을
초기에 포기했다.

전체 141만평에 모두 1조2,000억원을 투자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단지내 사유지 등 토지매입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60억-70억원의
거금을 이행예치금으로 선납하지 않고 사업을 포기해 라인건설로 시행권이
넘어 갔다.

현재 제주도가 지난해 11월 개발사업자를 선정한 도내 3개관광단지와
10개 관광지구중 제주시 봉개휴양림(40만7,000여평)개발을 맡은 한화국토
개발, 북제주군 함덕지구(14만여평) 개발자인 신성리조트, 남제주군 남원
관광지 2차지구(3만여평)의 사업시행자인 금호개발 등 일부업체들이 원만히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김동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