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세계 일류상품은 대기업의 "덩치 큰" 제품만이 아니다.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을지 몰라도 해외시장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조그만" 제품도 적지 않다.

모피 낚싯대 절삭공구 텐트 테니스공 손톱깎이 헬밋 전자저울 모자 등과
같은 조그만 제품중에도 "메이드 인 코리아"의 명성을 날리는 상품은
수두룩하다.

80년대 후반부터 두각을 나타낸 이들 상품은 대부분 중소기업 제품이라는
게 특징.

기술 하나로 승부해야 하는 중소기업의 피와 땀이 어려있는 이들
히트상품은 거의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이 아닌 고유상표로
수출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높은 평가를 받는다.

동시에 한국의 수출저변을 넓혀주고 중소기업인들에게 "할수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성공사례라고 할 수도 있다.

진도모피는 80년대의 대표적인 히트상품.

70년대부터 매년 40%이상 성장하던 모피의류산업은 80년대들어 홍콩과
세계 1위를 다퉜다.

진도는 80년대 세계 최대규모의 모피의류업체로 "진도"라는 자체브랜드를
내세워 세계를 휘젓고 다녔다.

(주)은성사의 "실스타" 낚싯대도 세계시장에 자랑스럽게 내놓을 우리의
상표.

지난 83년부터 OEM방식에서 탈피해 독자 브랜드로 세계 제품과 경쟁해
왔다.

초기에 제품인지도가 낮아 고전하던 은성사는 세계적 낚시 용품업체인
미국 셰익스피어사가 운영난으로 물러난 유럽지역의 판매망을 흡수하면서
실스타의 이미지를 높여 나갔다.

그 결과 86년부터 은성사는 세계시장의 20%를 장악하게 됐다.

고급소재 개발과 디자인에 주력한 실스타는 OEM에서 벗어나 독자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 입지전적 상품이 됐다.

양지원공구는 정밀절삭공구인 "엔드밀"을 세계적 상품으로 탄생시켰다.

항공산업등 고도의 정밀성을 요구하는 분야에서 사용되며 고가품일수록
한번쓰고 버려야 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양지원은 미국 유럽뿐만 아니라 세계적 기계공구 생산국인 일본에
"YG"라는 자체브랜드로 수출해 일본인의 간담을 서늘케 하고있다.

진웅이 생산하는 "퀘스트 텐트"는 명실공히 세계를 주름잡는 한국의
히트상품.

미국시장의 65%를 점하는 퀘스트 텐트는 일찍부터 고품질을 추구하던
진웅의 노력이 만들어낸 결실이다.

세계 유명 백화점중 진웅텐트가 없는 곳이 드물다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진웅텐트는 세계를 장악했다.

88서울올림픽 공식 사용구인 "낫소" 테니스공.

낫소는 카리브해 연안에 있는 스포츠 레저 휴양지로 이름난 바하마의
수도 이름과 네덜란드 왕가의 가문명등 외국에서는 친숙한 명칭이기도
하다.

그러나 낫소는 "낫다"는 예사높임말로 순수한 우리말 브랜드로도
세계시장을 장악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대성금속의 손톱깎이도 세계시장의 25%를 장악한 제품.

자체 브랜드 "777"은 미국의 "트림"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세계 제일에
도전하고 있다.

오랜 세월 소비자의 생활속에서 명품으로 자리잡아야 하는 제품
특성때문에 대성은 불량률을 낮추고 품질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홍진크라운의 헬밋은 92년부터 미국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독자 브랜드 "HC"로 미국시장을 공략한 홍진은 철저한 안전검사로
미국시장에서 단 한건의 사고도 기록하지 않을 정도의 명성을 쌓았다.

카스의 전자저울도 세계 5위안에 드는 제품이다.

처음부터 독자기술로 핵심부품을 개발하고 수출시작 3년만에 자기
브랜드를 내세운 카스는 해외 전시회에 빠지지 않고 참석해 제품인지도를
높여 나갔다.

또 일찍부터 소량 다품종 수출을 추진해 바이어들의 신뢰를 쌓아나갔다.

그 결과 카스는 일본 4개 업체의 뒤를 이어 5위로 뛰어올랐다.

90년대초부터는 동유럽을 집중 공략해 폴란드에서는 2,000명당 1명이
카스 저울을 사용할 정도로 동유럽시장을 석권하는 등 일본을 맹렬히
추격하고 있다.

이밖에 영안모자상사의 영안모자나 스칼렛 가발, 그리고 (주)서전의
안경테등도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한국의 상품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