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는 연간 45~50척(10만t 기준)의 배를 만들어낸다.

단일조선소로는 세계 최대의 규모이다.

일본 최대의 조선소인 미쓰비시의 25척과 비교하면 두배가까운 물량이다.

세계시장의 점유율도 8~10%선이다.

오대양을 돌아 다니는 선박 10척중 1척이 "메이드 인 현대"라는 뜻이다.

현대중공업은 생산규모외에도 모스형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초고속
컨테이너선, 호화여객선 등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고부가가치 선박을
건조하는 등 세계 선박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현대호의 신화는 70년대 초반 황무지나 다름없던 울산 미포만에서
한편으론 조선소를 건설하고 한편으론 26만t급 초대형 유조선을 건조하는
쾌거로 세계 조선업계를 놀라게 하며 시작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83년 7만1,000t급 살물선이 세계 유수의
해운전문지들에 의해 "올해의 우수선박"으로 선정된 이래 매년 기념비적인
선박을 만들어내고 있다.

86년 노르웨이 베르게센사에 인도한 36만t급 철광석 운반선인
베르게스탈호는 울산의 거대한 조선소만큼이나 위용을 과시한 선박이다.

일본 및 유럽의 조선소들과 치열한 경쟁을 뚫고 수주에 성공한 이배는
세계 최대의 철광석운반선으로 기네스북에도 올라있다.

베르게스탈호는 특히 건조과정에서 국산화율이 80% 이상이었다는 점도
자랑이다.

자체적으로 제작한 엔진을 비롯 에코노마이저 프로펠러 기관실 조타장치
등 주요부품들의 설계와 제작이 모두 현대에서 이뤄졌다.

91년7월에는 세계 최초의 장거리 고속수중익 쌍동여객선 개발에 성공했다.

이 선박은 기존의 단거리용 쌍동여객선과 달리 선폭과 선수미에 수중익을
채택, 탁월한 저항특성 및 승객의 안락감을 높인게 특징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5,551TEU급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7척을 제작
인도함으로써 컨테이너선에서 기념비적 성과를 올렸다.

현대인디펜던스호 등 7척의 배는 기존 컨테이너선보다 2배가량 적재량이
많으면서도 항속 26노트의 빠른 속도를 가져 "보다 많이 보다 빠르게"라는
조선기술의 신기원을 이룩했다.

모스형 LNG운반선도 현대중공업이 자랑하는 배다.

선체내에 저장탱크를 만드는 멤브레인방식과 달리 모스형이란 공모양의
알루미늄저장탱크를 따로 만들어 나중에 배와 접착시킨 배를 말한다.

폭발성이 강한 LNG를 안전하게 운반하기 위해 특수알루미늄을 둥글게
용접하는 까다로운 선박으로 현대가 세계에서 4번째로 완성해 냈다.

이밖에 16만7,000t급 OBO선인 프런트드라이버호, 3만5,000t급 LPG운반선인
야네메스크호,12만t급 로로선인 발틱아이더호 등도 현대중공업이 내세우는
명품들이다.

< 이영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