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종합상사들은 근래 보기드물게 힘든 한해를 보냈다.

작년에 비해 수출증가율이 크게 둔화돼 연초의 수출목표를 하향조정하는가
하면 일부는 수출감소까지 기록했다.

그러나 종합상사들은 지난 75년 종합상사제도가 도입된 이래 그래 왔듯이
아직도 한국의 수출산업에서 견인차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1~10월중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7개 종합상사를 통한 수출이
501억달러로 47.0%를 차지한 것만 봐도 그렇다.

이중 삼성물산은 당초 올해 수출실적이 2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었다.

그러나 반도체가격 폭락으로 인해 10월말현재 수출실적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2% 감소한 118억달러에 그치고 말았다.

삼성물산의 수출은 70%이상이 전기전자제품이며 그중에도 특히 반도체
한 품목이 50%의 비중을 갖고 있어 반도체가격 폭락에 따른 타격이 유난히
컸다.

현대종합상사는 지난 10월말까지 전년동기대비 7.7% 늘어난 118억8,000만
달러를 수출해 삼성물산을 제치고 수출실적 1위자리를 되찾았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수출이 20%이상 감소한 대신 선박수출이 47.6%
증가하는 호조를 보였고 최대 수출품목인 자동차수출도 18.6%의 비교적
견조한 증가세를 유지했다.

종합상사중 올해 가장 신바람나게 수출전선을 누빈 업체는 (주)대우다.

대우는 현대나 삼성과 달리 반도체가격 폭락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은데다
그룹내 계열사들의 "세계경영"에 따라 설비 및 자재수출이 호조를 보였다.

덕분에 대우는 올해 무역의 날에서 금탑수상과 100억불탑 수상이라는
2관왕을 달성했다.

품목별로는 금중개무역에 따라 광산물수출이 40%나 증가했고 자동차
22%, 선박 25.4%의 증가세를 보였다.

LG상사는 중국 베트남 중남미등 전략시장에 대한 마케팅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플랜트 수출을 적극 추진해 21.2%의 비교적 견조한 증가세를 유지했다.

품목별로는 광산물 100%, 유류가 121.5%씩 늘어났고 기아자동차와의
협력관계에 따라 자동차 수출이 519%의 증가세를 보였다.

쌍용은 일본 중국 동남아 등 아시아권 시장에 주력하면서 지역별
특화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지난 10월말까지 38억5,000만달러(전년동기대비 25.8%증가)를
수출했다.

지역별로는 중국과 베트남은 수송기계, 일본은 화학제품, 동남아와 미국은
전자제품의 수출이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주)선경은 유화부문의 프로젝트성 영업에 비중을 두고 특히 중국
인도네시아 태국 등 신흥시장 마케팅에 주력해 이들 신흥시장에서 지사
신규설립 빌보드 설치 등을 통해 회사 이미지홍보에 힘을 쏟고 있는 중이다.

이와함께 중국 광주와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종합박람회에도 참가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마케팅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효성물산은 다른 상사들과 달리 우리나라 수출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자동차 반도체 조선 등의 실적이 저조한 편이다.

1~10월중의 수출증가율은 7.9%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대신 광산물 자동차 유류 등에서는 100%가 넘는 수출증대 실적을
올렸다.

< 임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