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고유의 주택은 대개 건물 외부를 담장으로 둘러싸고 중앙부분에
대문이라는 주 출입구를 만드는 형태로 지어져왔다.

대문은 주택의 얼굴이다.

그래서 풍수에서는 대문 안방 주방의 배치를 중시했던 것이며, 대문의
방향이나 모양에 따라서 집의 길흉이 좌우된다고 생각했다.

담장과 대문은 건물의 안과 밖을 명확이 구분해 거주공간의 영역을
외부에 표시하고 외부인의 침입을 막아주는 기능을 갖고 있다.

또 외부의 나쁜 기운을 차단하기도 하고 통하게도 한다.

그밖에도 담장은 주택을 별개의 고유공간으로 만들고 땅의 좋은 기운을
모아주며 거주자를 심리적으로 편안하게 한다.

특히 대문은 거주자가 수시로 출입하는 주 통로이기에 온갖 즐거움과
괴로움이 들고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풍수에서는 대문을 액운과 행운이 들고나는 곳으로도 본다.

아파트생활이 일반화된 요즘 당장과 대문의 의미는 거의 무시되고 있다.

그러나 풍수에서는 단순히 주택 내부와 외부를 구분하는 기능외에도
보이지 않는 기능을 중시한다.

대문은 주택에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고 좋은 기를 듬뿍 담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좋은 기가 충만한 집에서 사는 것은 건강을 얻는 것이고 건강은 곧
거주자의 행복과 직결된다.

과거엔 연립주택과 아파트의 경우에만 대문이나 담장이 없었지만, 요즘
신축하는 다가구나 다세대주택은 아예 설계할 때부터 대문과 담장을
없앤다.

대신 방화문이나 강화유리로 현관을 만드는게 고작이다.

이같은 구조의 주택은 외부의 좋은 기운을 받아도 주택 안에 머물게 하지
못하고 흩어지기 쉬워 양기를 받아들일 수 없다.

반대로 외부의 나쁜 기운을 거르지 않고 바로 받아들여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특히 아파트나 공동주택은 보통 방화문이 현관과 대문역할을 한다.

이러한 구조는 외부에서 들어올때나 밖으로 나갈때 신체가 갑자기
변화된 환경에 부딪히게 되므로 건강상 무리를 주게 된다.

외기와 접하는 아파트 복도의 개구부를 알루미늄샷시 등으로 차단하여
어느 정도 온도변화를 완충하려 시도하기도 하지만, 이러한 복도공간은
구조 외기를 차단해주기는 하지만 공기 순환을 정체시킬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신선한 공급이란 측면에서는 담장이나 대문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없다.

그래서 주택을 지을때 대문이나 현관의 설치에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풍수에서는 대문은 집에 비해 적어도 안되고 너무 큰 것도 금기시한다.

대문과 담장은 내부의 주택과 조화를 이루는 규모로 만들어야 한다.

집은 조그만데 대문만 터무니없이 큰 것은 얼굴만 크고 몸통은 적은
기형적인 형상으로 풍수상 큰 흉으로 본다.

또 대문의 입구에 쓰레기통이나 쓰레기 적치장을 만드는 것도 금한다.

하루에도 몇차례씩 들고나는 입구에 쓰레통을 두는 것은 위생상 불결하고
기분상도 좋지 않다.

자신의 대문앞도 청소를 하지 않고 사는 사람치고 잘되는 경우는 드물다.

하물며 개미집의 입구도 대문과 담장이 없는 집은 껍질없는 달팽이나
한가지다.

정광영 < 한국부동산컨설팅 대표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