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급격한 경제발전은 우리 국민의 생화수준을 크게 향상시킨
것은 사실이지만 산업화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그중의 하나가 종래 우리 사회의 중심적인 가치관인 유교가 붕괴되면서
특히 성윤리에 대한 감각이 무뎌지고 문란해진 현상을 들수 있다.

우리 사회의 개방화 추세와 향락지향적인 사회 분위기, 그리고 무분별한
매중매체등의 성적 자극등은 우리 청소년들에게 막대한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종래 우리사회는 유교의 영향때문에 성문제에 대해선 공개적으로
금기사항으로 되어 있었다.

그런 폐쇄적인 성문화속에서 개방적인 성문화가 침투해 들어옴에 따라
우리 사회가 적절한 대응능력을 갖추지 못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성에 대한 폐쇄적인 사고는 서구에 있어서도 역사적으로 우리와 그다지
다르지 않았다.

서구문화의 원전인 구약성서 창세기에서 성에 대한 그들의 인식을
짐작할수 있다.

아담과 하와의 설화는 성에 대한 그들의 자세를 말해 준다.

"선악과"라는 금단의 열매를 따먹은 후 그들이 잎새로 몸을 가렸다는
표현은 성에 대한 그들의 "수치심"을 말해준다.

서구에 있어서 성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는 영국의 심리학자 H 엘리스의
"성의 심리"에서 시작됐다고 할수 있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성행동은 소녀 소년에게서 나타난다는 주장이다.

그후 성연구는 산아재한운동의 필요로 계속돼 미국의 동물학자인
AC 킨제이의 "보고" 등으로 사회적인 관심을 끌었다.

우리 사회는 생활수준이 향상으로 우리 청소년의 신체적 성장은
괄목하게 촉진됐으나 반면에 청소년의 사회적 성원은 교육의 전문화와
함께 점차로 늦어지고 있다.

육체적인 성숙도와 사회적 성장 사이에는 괴리가 커지고 있다.

더구나 청소년의 성에 대한 무지와 성윤리의 탈락은 청소년들에게
성적충동적을 방임하게 하고있다.

지난 6월말 어느 여중생이 교실에서 기말고사를 치르다 남자아이를
낳은데 이어 지난 15일에도 여고생 1년생이 등교길에 분식점 화장실에서
아이를 출산해 사회에 충격을 던져 주고 있다.

이같은 결과는 우리 기성세대가 얼마나 청소년의 성교육에 무관심
했던가를 보여주는 경고라 할수 있다.

기성세대는 청소년의 행태를 나무라고 개탄하기에 앞서 그들이 올바른
성지식을 갖을수 있도록 성교육 순결교육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