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시론] 은행 책임경영체제강화 .. 박경서 <한국금융연>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박경서 < 한국금융연 연구위원 >

    금융산업이 급속히 개방되는 상황에서 외국금융기관과 비교하여
    우리나라 은행들의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해법으로서 외부이사를 중심으로 한 확대이사회제도의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

    기업의 경영지배구조가 어떻게 갖춰져야 그 기업의 경쟁력이 극대화될 수
    있는가에는 많은 이론이 있을 수 있다.

    다만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기본축이 되는 주식회사제도하에서는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stockholders''capitalism)하는 것이 최선의 방편중 하나로
    평가되어 왔고 이는 주주를 대표하는 이사회를 통해 구현된다.

    그러나 우리나라 은행산업에 있어서는 대주주가 주로 산업자본들로
    구성되어 있고 산업자본의 은행지배시 과도한 경쟁력 집중이 우려되어
    이들의 은행소유 및 지배권 행사는 제한되어 왔다.

    반면에 금융자율화가 추진되면서 은행경영에 대한 정책당국의 직접적
    개입여지는 급속히 줄어들고 있어 현재는 은행의 지배구조에 일종의 공백
    상태가 발생한 상황이다.

    경영자중심의 지배구조가 갖는 문제점은 은행경영이 은행 내부자의 이해를
    과도하게 반영하여 경영합리화나 구조조정에 대한 노력이 부족하며, 경영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에도 별다른 견제장치가 작동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은행이 갖는 공적 성격을 반영하여 감독당국의 감시와 개입이 제도화되어
    있으나 이는 일종의 최저기준장치(minimum standard rule)로서 그 목적이
    은행의 재무적 건전성을 일정수준 이상으로 유지하는데 있을 뿐 우수한
    기업이 되도록 유도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기업경영에 대한 또 다른 감시장치로서 합병 및 인수(M&A)시장이 있으나
    우리나라 은행산업의 경우 이러한 지배권 시장이 형성되어 있지 않다.

    이는 물론 대주주의 경영참여제한으로 은행내에 합병을 주도할 유인을
    가진 경제주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데 주된 원인이 있기도 하다.

    물론 내부견제장치로서 은행들에도 이사회는 존재하나 문제는 대부분
    은행의 이사회가 실질적인 감시와 견제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는데 있다.

    이사회의 구성원은 주로 경영층인 상임이사로 구성되어 있으며 외부이사도
    친경영층의 성격을 가진 인물 위주로 선발되고 있다.

    또한 이사회의 힘은 경영층의 선임과 평가에서 나오는 것인데 현재 은행장
    선출은 "은행장추천위원회"라는 별도의 기구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이 위원회도 전현직행장의 영향력이 과도하게 작용하고 지속적인 경영
    감시기능을 수행할 수 없는 임시기구라는 문제점이 있다.

    새로운 확대이사회제도는 외부이사로서 대주주를 참여시킴으로써
    실질적인 경영감시기능을 확보하고 은행의 책임경영체제를 강화하는 한편
    소액주주대표와 공익대표를 포함하여 경영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은행의
    공익성을 보장하는데 목적이 있다.

    새로운 이사회제도의 성공여부는 무엇보다 외부이사의 활동이 얼마나
    활성화되는가에 달려 있다.

    이를 위해 이사회 활동이 부진하거나 원활한 경영을 방해하는 등 평가가
    좋지 않은 이사는 이사자격을 박탈하며 의사록 등 활동사항을 공개하는
    방안도 고려한다.

    담합 등을 통해 산업자본 대주주들이 사적 이익을 추구하거나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일부 대기업의 참여를 제한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제도적용에 있어서는 개별 은행의 현지배구조를 반영하여 최대한
    탄력적인 적용이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사회의 궁극적 목표가 경영층의 견제에 있고 외부이사의 전문성이
    상대적으로 약하므로 확대이사회의 기능은 경영성과의 평가와 경영층의
    선임 및 주요한 전략적 사항의 결정 등으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

    확대이사회내에는 추천위원회 집행위원회 감독위원회 등과 같은
    소위원회를 운영함으로써 내부 및 외부이사의 상호견재기능과 전문성을
    살리고 이사회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제도의 도입시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주체는 은행의
    임직원들인데 제도개편의 목적이 은행의 경쟁력 강화에 있으므로 이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책임경영이란 권한과 보상이 주어질 수 있을 때 요구될 수 있는 것이다.

    이사회는 행장이 능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될 경우 연임, 또는 재연임의
    결정권을 가지며 경영실적에 상응하는 성과급을 지급할 권한도 가져야
    한다.

    실질적인 권한과 견제기능을 가진 이사회가 존재하는 한 은행경영층은
    주주를 대표하는 이사회에 대해서만 책임지면 되며 더 이상 외부압력을
    부담스러워 할 필요가 없다.

    결국 책임경영체제의 강화는 경영자율성의 확대로 연계되어야 하며
    정책당국은 제도개편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이사회의
    권한과 은행의 자율성을 최대한 인정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제도의 성공여부는 실질적으로 개별 은행이 이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에 달려있으며 이러한 점에서 은행에게도 상당한
    책임이 부여된다.

    이제도가 은행산업에 성공적으로 정착되고 여타 산업에도 확산되어
    우리나라 기업의 경영문화에 변혁이 일어나길 희망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30일자).

    ADVERTISEMENT

    1. 1

      [한경에세이] 나만의 완벽한 하루

      루틴에 집착하는 편이다. 인생의 성공은 하루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달려 있고, 하루의 성공은 아침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려 노력하고, 주말에도 수면 시간을 한 시간 이상 늘리지 않는다. 아침에 눈을 뜨면 물 한 잔을 마시고 헬스장으로 향한다. 팔굽혀펴기, 스쾃, 턱걸이, 30분 인터벌 달리기. 매일 반복되는 운동 루틴을 마치면 반신욕을 하고 냉수욕으로 마무리한다. 회사에 도착해서는 지하 주차장에서 13층 사무실까지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으로 걸어서 출근한다.사무실에 도착해서도 루틴은 이어진다. 책상 청소, 오늘의 할 일 정리 등등. 이렇게 하루를 시작하면 활력이 생기고, 해야 할 일에 집중할 수 있다. 매일 반복하는 것들이 쌓여 미래의 내가 된다고 믿는다.그런데 작년 12월 중순, 상장지수펀드(ETF) 마케팅을 위해 호주 시드니 출장을 다녀온 이후 슬럼프가 찾아왔다. 한겨울의 한국과 달리 시드니는 화창한 여름이었다. 맑은 공기 속에서 새벽마다 야외를 달리며 하루를 시작했다. 그렇게 지내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니 날씨는 춥고, 조금 따뜻해지면 공기가 나빴다. 한국에만 있을 때는 의식하지 못했던 환경의 차이가 크게 다가왔다. 상대적인 불행을 느꼈다고 해야 할까.연말 송년회 일정까지 겹치며 생활은 흐트러졌다. 평소와 다른 생활이 2주일쯤 이어지자 몸은 무거워지고 마음의 활력도 눈에 띄게 떨어졌다. 그러던 중 1월 초 주말에 빔 벤더스 감독의 영화 ‘퍼펙트 데이즈’를 보게 되었다.영화의 주인공 히라야마는 도쿄 시내 공중화장실을 청소하는 중년 남자다. 그는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 이불을 개고, 이를 닦고, 작업복을 입

    2. 2

      [이슈프리즘] 앤스로픽이 연 AI 판도라 상자

      지난 2월 9일 열린 미국 슈퍼볼 광고판에 이런 문구가 떴다. “광고가 AI로 온다. 하지만 클로드에는 오지 않는다.” 오픈AI가 무료 서비스에 광고를 도입한 직후였다. 앤스로픽(클로드)의 조롱은 정확히 그 급소를 찔렀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정직하지 않은 광고”라며 발끈했지만, 시장은 앤스로픽의 반격을 예사롭지 않게 지켜봤다.지난달 3일 뉴욕증시에선 하루 만에 400조원이 증발했다. 전달 앤스로픽이 출시한 ‘클로드 코워크’가 준 충격이었다. 법률정보 절대 강자인 톰슨로이터 주가가 15.83% 폭락했다. RELX는 14%, 리걸줌 주가는 20% 가까이 떨어졌다. 월스트리트는 이 사태를 ‘사스포칼립스’, 소프트웨어 서비스 산업의 종말이라고 불렀다.시장이 공포에 떤 이유는 단순하다. 클로드 코워크가 더 좋은 소프트웨어여서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자체가 필요 없어지는 세계를 열었기 때문이다. 이 도구는 인공지능(AI)이 구글 드라이브, 지메일, 세일즈포스를 직접 읽고 쓰며 계약서를 검토하고 재무 모델을 만든다. 사용자는 더 이상 개별 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를 열 이유가 없어진다.오픈AI는 ‘말하는 AI’의 세계를 지배했다. 2022년 말 챗GPT가 등장한 이후 AI는 질문하면 답하는 도구로 정의됐다. 하지만 조금씩 균열이 생겼다. 챗GPT 시장점유율은 지난 1년간 86%에서 64%로 떨어졌다. 오픈AI는 영상, 검색, 하드웨어, 광고, 심지어 성인 콘텐츠까지 확장했다. 올해 현금 소각 규모는 170억달러로 예상된다. 흑자 전환은 2030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앤스로픽은 정반대 길을 걸었다. 첫째, 소비자 대신 기업을 택했다. 오픈AI가 수억 명의 사용자를 쫓을 때 포천 10대

    3. 3

      [천자칼럼] AI가 주도하는 전쟁 상황실

      전쟁의 역사는 기술의 역사다. 평형추 원리로 돌을 날리는 공성 무기인 트레뷰셋 투석기를 동원해 성곽을 공격하던 중세시대의 전쟁은 1453년 막을 내렸다. 오스만제국이 비잔틴 수도의 방어벽을 화약포로 공격해 함락하면서다. 유럽은 이때부터 기사와 궁수 중심 전투에서 포병과 소총병 중심으로 군사 체계를 개편했다.지상과 해상에 국한됐던 전쟁이 3차원으로 입체화한 것은 항공기가 등장하면서다. 2차 세계대전 중 벌어진 브리튼전투는 공중 전력이 국가 생존과 직결된 사례다. 독일은 영국을 함락하기 위해 공중 우세를 확보하려고 했으나 영국 공군의 방어로 좌절됐다. 1945년 8월 6일 인구 35만 명의 도시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 ‘리틀보이’는 전쟁의 양상을 근본적으로 바꿔놨다. 이후 무기의 끝판왕은 핵으로 통했다. 그러나 핵을 뛰어넘는 새 강자가 등장했다. 인공지능(AI)이다.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번 이란 공격에서 AI 기업 팰런티어와 앤스로픽의 솔루션을 활용했다. 팰런티어의 데이터 플랫폼 고담은 위성 사진, 정찰 보고서, 통신 기록 같은 자료를 한 화면에 통합했다. 실시간 그래프 기반 표적 분석을 통해 적 자산, 지휘계통, 군수 물자 동향을 시각화했다. 이를 통해 이란혁명수비대의 군사 시설과 지도부 은신처를 식별했고, 레이더와 드론 데이터를 융합해 방공망의 허점을 찾았다. 앤스로픽의 클로드는 고담이 모은 정보를 읽고 워게임 시나리오 시뮬레이션을 가동해 공격 상황별 파급 영향을 확률적으로 도식화했다. 공습 실행 수 시간 전까지 수만 가지의 공격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해 최적의 작전을 지휘관에게 제안했다.미래전에선 위성영상, 신호정보, 통신감청,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