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그룹 회장은 24일 최근의 경기부진과 관련, 사업구조 조정과
인력의 재배치 등 인력운영의 효율화를 통해 생산성 향상에 주력하되
명예퇴직, 임원의 상여금 반납 등 단기적인 임기응변책은 피하라고
지시했다.

구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에 있는 LG그룹 트윈타워에서 열린
사장단회의에서 "획일적인 인원감축과 임원들의 상여금 반납 등은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지않는다 "고 지적, 이같이 당부했다고 LG그룹이
밝혔다.

구회장의 이같은 지시는 대부분의 그룹들이 불황타개책으로 명예퇴직
등을 통한감원 등 획일적이고 일률적인 비용삭감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구회장은 회의에서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경영합리화"는 획일적인
인원감축이나 일률적인 비용삭감 등 단기적인 임기응변책이 돼서는
안될 것 "이라고 지적하고 "지금처럼 경영여건이 어렵다고 해서 앞으로
추구해 나가야할 성장에 대한 대비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구회장은 "특히 이런 때 일수록 내부의 능력있는 인재가 이탈하는
것을 막고연구개발과 같은 전문분야의 우수인재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확보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면서 "사업문화단위(CU)장들은
여유인력을 성장분야에 흡수해 재배치 하는 등 인력운영의 효율화를
통해 생산성을 보다 더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인원감축
등의 안이한 방법은 지양해 줄 것"을 당부했다.

경영실적 악화로 일부 CU에서 임원들이 자발적으로 상여금의 일부를
반납하는현상이 잇따르고 있는데 대해 구회장은 "회사의 어려움을 함께
하고자 하는 임원들의 책임의식은 높이 평가하며 고맙게 생각하지만
이런 결의가 임직원의 사기를 저하시켜 오히려 생산성 향상에 영향을
미칠 까 우려된다"며 상여금 반납의사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LG그룹에서는 이에 앞서 LG화학과 LG전자 임원들이 상여금 반납을
결의했었다.

구회장은 또 오늘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비용절감도 물론 추진해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구조 조정"이라면서사업구조조정이 빠른 시일내에 이뤄지도록
"가일층 분발해줄 것"을 촉구했다.

< 조주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