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개봉될 영화 "페노메논"의 존 터틀타웁 감독(33)이 11일 내한,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한국인들의 따뜻함에 반했다"고 말문을 연 그는 "영화야말로
전세계인이 비슷한 감정을 공유하는 대표적 장르"라며 "미국 아닌 다른
곳에도 이토록 많은 관객이 있다는 걸 새삼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때 신상옥 감독 밑에서 연출수업을 받기도 한 그는 "당신이 잠든
사이에"와 "쿨러닝"으로 국내 팬들에게 낯익은 감독.

"신감독도 지금의 저를 보면 자랑스러워할 겁니다.

단편영화를 만들며 어렵게 지낼 때 처음 만났는데 많은 것을 배우고
도움도 받았죠.

그는 한꺼번에 대여섯가지를 생각할줄 아는 능력자예요"

"페노메논"은 뇌종양의 확대로 두뇌기능이 활발해져 천재로 변한 남자의
얘기.

죽음을 눈앞에 두고 한 여인과 순수한 사랑을 나누는 순애보가 여성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존 트라볼타, 키라 세즈윅 주연.

"모든 사람의 인생엔 설명하기 힘든 신비로움이 있습니다.

이 영화도 "갑자기 머리가 좋아진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했죠.

단순한 흥미차원을 넘어 관객들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수 있도록
그렸습니다"

그는 "바보같은 영웅은 많은데 정말 똑똑한 영웅은 별로 없는 것
같다"며 "상대가 어떤 모습으로 바뀌더라도 변함없이 사랑해주는 것이
진정한 힘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