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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칼럼] '빠떼루' 요법 .. 안혜숙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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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촌에서 이미 사라진지 오래된 낡은 이념에 사로잡혀 우리를 놀랍고
    당황하게 한 한총련.

    그들의 행동을 보면서 망령이 아니고는 결코 그같은 시대착오적 망상에
    젖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궁리끝에 천지신명께 아뢰었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천지신명께 비나이다.

    성은 ''한''이요 이름은 ''총련''이라는 귀신들이 최근 서울 한복판에
    나타나 밤낮을 가리지 않고 행패를 부렸답니다.

    화염병을 던지고 건물을 태우고 쇠파이프를 휘두르다가 사람까지
    죽이고 말았답니다.

    이들 귀신들은 오만방자함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포악하기까지
    해 좀처럼 쫓아낼 묘책이 없습니다.

    처녀귀신 총각귀신등 제아무리 지독하다는 귀신도 부적이나 붙이고
    굿이나 해주면 물러나는데 이놈의 귀신들은 어느 못된 망자의 망령들인지
    도무지 물러날 기색을 보이지 않습니다.

    천지신명께 비옵나니 여기 잘생긴 돼지머리 주둥이에 노잣돈까지
    넉넉히 물려놨으니 부디 귀신들을 몰아낼 비방을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어허, 꽤나 다급한 모양이구나.

    아마 김일성이라는 망자의 망령인 모양인데 생전에 지은 죄가 많아
    천당은 커녕 지옥에서조차 받아주지를 않아 구천에서 떠돈다고 들었는데
    서울 한복판에 나타나다니, 고얀지고.

    더구나 공부밖에 모르는 학생들한테 달라붙어 사람까지 죽이다니.

    이 망령은 부적이나 굿으로는 어림도 없고.

    그렇지.

    요즘 유행하는 ''빠떼루''가 좋겠다.

    ''빠떼루''로 처리하도록 해라"

    "빠떼루가 뭡니까"

    "빠떼루도 모르다니 답답하군.

    애틀란타올림픽때 어느 해설위원이 레슬링경기장에서 즐겨 사용하던
    벌칙용어인데 그것도 모르고 있었단 말이냐.

    다급한 것같으니 빠떼뤼비법을 내가 가르쳐 주겠다.

    망령에 씌운 자들을 모두 잡아다 머리를 힘껏 잡아당겨 배를 바닥에
    대게 한 다음 몸에서 귀신이 떨어져 나갈 때까지 꼼짝 못하게 누르도록
    해라"

    한총련 관련 보도를 보면서 "정말 빠떼루요법이라도 써야
    하는 것일까" 싶어 답답하기만 하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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