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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무능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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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마천의 "사기"에는 대분망천이라는 말이 나온다.

    동이를 머리에 이면 하늘을 바라볼수 없고 하늘을 바라보면 동이를 일수
    없다고 풀이되는 것으로 한사람의 능력으로는 두가지 일을 동시에 할수
    없음을 비유한 말이다.

    그러나 세상에는 갖가지 일에 능력이 뛰어난 만능인이 있다.

    그 돌출된 인물로는 인류의 교사이자 인도주의자, 실천적 이상주의자라는
    화려한 수사가 붙여진 알베르트 슈바이처를 들수있다.

    슈바이처의 능력은 보다 구체적인 사실에서 드러난다.

    철학 의학 신학 음악에서 각기 권위를 인정받았던 박사학위 소지자였다.

    바흐와 예수, 문화사에 조예 깊은 저서를 남겼고 풍금음악의 저명한
    해설자이자 풍금 제작술의 최고 권위자였다.

    또한 미학 열대동식물학 인류학 농학에서도 전문가보다 더 깊은
    견식을 가지고 있었다.

    더욱 슈바이처의 능력을 돋보이게 한 것은 다양한 기술자적 소양이다.

    목수 조선가 건축가 펌프수리공 수리전문가 기계공 정원사 수의사 간호사
    약제사이기도 했던 것이다.

    슈바이처의 불후한 명성은 권력이나 명예, 부를 뛰어 넘은 타고난
    다재다능이 가져다 준 소산이라고 하겠다.

    반면에 무릇 사람들은 평생을 바쳐 일해온 한 분야에서마저도 무능을
    드러내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된다.

    무사안일과 복지부동의 자세로 자리를 지켜오던 사람이 운이 좋거나 때와
    줄을 잘 만나 정상에 오른다 하더라도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없어
    결국 불명예의 나락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공직자들의 첫째 자격요건은 능력이다.

    그 능력은 공직자로서의 국가관과 신념, 봉사정신에 그 바탕이 두어졌을
    때 제 기능을 하게 된다.

    그러한 자질이 결여된 공직자는 자신은 물론 국가나 사회에 엄청난 손실을
    가져다 주게 마련이다.

    때마침 프랑스 정부가 재직중에 방만한 경영으로 적자를 내 은행을
    파산지경에 이르게 한 국영은행의 전직 행장의 무능을 의법처리해
    달라는 요청을 사직당국에 했다는 소식이다.

    그런데 그 전직 행장은 중소기업과 경영난에 허덕이는 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늘리라는 당시 재무장관의 지시에 따랐을뿐이라고 변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외부압력에 허약한 한국 금융계의 현실을 떠올리게 하는 사건이다.

    무사안일과 복지부동의 무능이 죄로 처벌되는 선례가 생겨날 것인지
    관심이 가게 된다.

    인사가 만사임을 일깨워주는 일이기도 하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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