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프로덕션이 활성화되고 있다.

다매체 다채널시대를 맞아 방송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독립프로덕션의
움직임이 크게 활기를 띠고 있다.

종래 소규모 다큐멘터리수준에 머물던 독립프로덕션의 제작이 대형특집물은
물론 주말드라마에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

"목욕탕집 남자들"(KBS2, 삼화프로덕션)과 "행복의 시작"(SBS,
SBS프로덕션) 등 공중파방송의 간판프로그램인 주말드라마가 프로덕션에
의해 제작되는 것은 이같은 흐름의 대표적인 예.

독립프로덕션의 활동이 이처럼 활발해지고 있는 이유는 정부의 독립
프로덕션 제작프로그램 방송권장과 케이블TV 등장에 따른 프로그램수요의
증가.

여기에 KBS, MBC, SBS 등 방송3사가 경영합리화 차원에서 외주제작을
늘리고 있는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국내에서 활동하는 독립프로덕션은 90여곳.

프로덕션에 녹음및 음향 시설 장비 등을 제공하는 협력업체도 80여곳에
이른다.

독립프로덕션중 활발하게 활동하는 곳은 한맥유니온(대표 홍성완)
시네텔서울(대표 전옥숙) 서울텔레콤(대표 강철호) 삼화프로덕션(대표
신현택) 인디컴(대표 김태영) 디지탈미디어(대표 이진우) 서울채널(대표
김성덕) 등 10여군데.

이들은 보통 50여명의 인원을 두고 연간 10편이상의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독립프로덕션의 최근 프로그램중 최고의 성공작은 KBS 주말드라마
"목욕탕집 남자들".

삼화프로덕션이 담당한 이 프로그램은 당초 KBS안팎의 적지않은 우려속에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방영기간 내내 시청률 수위를 고수하는 대성공을
거둠으로써 프로덕션에 의한 드라마제작의 한 전기를 이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KBS는 이밖에 다큐멘터리 "그곳에 가고 싶다"를 인디컴, 월요드라마
"사랑이 꽃피는 계절"을 KBS 영상사업단에 각각 맡기고 있다.

전관형 KBS 편성실주간은 ""목욕탕집 남자들"은 외주제작프로그램도
성공할수 있음을 입증했다"면서 "프로덕션 육성 차원에서라도 외주제작을
더욱 늘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MBC의 경우 10여개 프로그램을 외주제작중이다.

시네텔서울의 "밤의 문학산책", 서울텔레콤의 "출발 비디오여행",
서울채널의 "이성미.홍기훈의 말좀 합시다" 등이 그것.

특히 "세계로 가는 테마여행"는 시네텔서울과 디지탈미디어, 제일영상 등
3군데, "MBC 여성아카데미"는 한맥유니온 서울채널 마스타비젼 시네포엠 등
4군데 프로덕션이 공동제작, 주목을 끌고 있다.

SBS도 새 주말드라마 "행복의 시작"을 SBS프로덕션, 일일드라마 "아빠는
시장님"을 아세아네트워크, "환경탐사 그린맨을 찾아라"를 인디컴에 맡겨
제작하고 있다.

현재 공보처가 규정한 방송3사의 외주제작 의무비율은 전체방송프로그램의
15%이상.

권녕후 공보처 방송지원과장은 "독립프로덕션의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10%이던 것을 15%로 끌어올렸다"면서 "가을 프로그램개편 때는 방송사계열
프로덕션사 비율 10%와 순수외주비율 8% 등 총18%이상으로 확대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케이블TV에 의한 수요증대 또한 좀체 자리를 잡지 못하던 독립프로덕션에
생기를 부여한 주요원인.

케이블TV의 경우 방송사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30~40%를 프로덕션 제작
프로그램으로 충당한다는 것.

케이블TV는 영화나 연예 오락의 경우 자체제작비율 20%를 제외한 나머지는
외주프로그램과 외화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독립프로덕션은 아직까지 어려운 제작여건과 그로 인한 저수준프로그램
생산 등 적지 않은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 사실.

군소프로덕션의 난립도 시정돼야 할 사항으로 꼽힌다.

한맥유니온의 이동현 제작2국장은 "제작여건을 충분히 갖춘 독립프로덕션의
프로그램은 공중파방송의 자체제작프로그램과 수준면에서 거의 차이가 없다"
면서 "방송개방시대와 세계적인 영상전쟁시대를 맞아 프로그램 제작기반을
안정시키고 영상산업을 보다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독립프로덕션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지원책이 강구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오춘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