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법원은 최근 법정관리중인 근화제약을 제3자에게 인수시키기 위해
신주 153만주의 인수 예정자를 다음달 15일 입찰방식으로 선정한다고 최근
신문지상에 공고했다.

신주 153만주는 오는 9월15일을 기준일로 5대1로 무상감자한후 2008년까지
다시 500% 증자할 때 발행될 예정인 신주 전액.

이에 따라 이번 입찰에서 신주인수예정자로 선정되는 자는 법원의 계획에
따라 오는 2008년까지 근화제약의 지분 80%(보통주 107만3620주와 우선주
46만2796주 등 153만주)를 인수하게 된다.

하지만 낙찰과 동시에 관리인을 선임할수 있어 경영권을 바로 행사하게
된다.

경영권을 넘겨받은후 정리계획에 따라 회사를 운영해 해나가게 되는
셈이다.

따라서 이번 근화제약의 입찰에는 제약업 진출을 노리는 기업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입찰공고 이틀째인 31일 현재 특별히 인수의사를 밝힌 회사는 포착되지
않고 있으나 전화문의는 많이 들어온다고 근화제약측은 밝히고 있다.

증권업계 인수합병 전문가들은 엘지그룹과 제일제당이 그동안 제약회사의
인수를 추진해온 점을 들어 입찰 참여가능성을 들고 있다.

이들 회사들은 의약사업분야 진출확대를 위해 올들어 직접 또는 증권사의
M&A팀을 통해 중견 제약회사를 물색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6월중순 S증권 M&A팀은 제약전문신문지상에 "제약회사 구함 KGMP(우수
의약품 제조관리기준)적격업체 매수 연락처 000-0000"라는 광고를 냈는데
엘지그룹과 제일제당의 의뢰를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엘지그룹의 한 관계자는 "대전대덕단지내의 바이오텍 연구소를 첨단신약
연구소로 키우기위해 매출액 800억원대의 중견제약회사를 구하려고 했으나
마땅한 회사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제약회사의 인수의사를 밝혔다.

제일제당측도 상장제약사인 O약품과 인수협상을 벌였으나 무산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 회사들은 인수를 원하면서도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고 있어
근화제약이 입에 맞을지는 아직 미지수.

엘지증권의 한춘석 상무는 근화제약은 매출이 200여억원에 지나지 않아
우리의 매입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제일제당도 최근 S증권을 통해 수십개의 제약회사 매물을 통보받았으나
조건에 맞지 않아 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상황을 감안하면 근화제약의 3자인수는 그렇게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본이 완전 잠식상태여서 유찰이 번복될 경우 인수 조건을 완화해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법원이 처음으로 시도하고 있는 법정관리사의 입찰매각이 성공할지
제약업계뿐아니라 증권업계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성공할 경우 법정관리회사의 정상화에 시장기능을 접목시키는 것으로
다른 회사에게로 확산될 것으로 관련업계는 보고 있다.

<박주병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