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홍콩의 주권이 오는 97년 7월1일 중국에 반환되는 것을 계기로
홍콩과의 경제.무역관계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가까운 장래 홍콩에
무역대표부를 설치할 방침인 것으로 29일 밝혀졌다.

나진.선봉 자유무역지대에 대한 투자촉진을 위해 홍콩을 방문중인 김정우
북한대외경제위원회 부위원장(차관급)겸 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장은 이날
홍콩 콘라드호텔에서 열린 이 지구 투자설명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북한은
홍콩에 "무역사무소와 같은 형태의 기구"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지구 개발의 총책임을 맡고 있는 김위원장은 "이날 오전 홍콩무역개발국
(TDC)의 알렌 웡 국장을 만나 북한의 홍콩 무역사무소 설치 문제를 논의
했다"고 말하고 양측은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논의를 계속해 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와관련, 홍콩의 한 북한관련 소식통은 북한이 오는 9월 이내에 무역
사무소를설치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김위원장 일행의 이번 홍콩방문
주목적은 바로 무역사무소 설치라고 말했다.

김위원장은 "무역사무소 형태의 기구"를 무역대표부로 승격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으나 북한관련 소식통은 결국 그렇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위원장은 이날 "북한과 홍콩은 지리적으로 멀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제도상의 차이 때문에 경제협력관계에 큰 발전이 없었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내년에 주권이 중국에 반환되면 제도상의 차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나진.선봉지구의 개발이 자금난과 관리경험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시인하고 그러나 개발상의 이같은 난관은 극복되고 있다면서
홍콩기업들에 대해 나진.선봉지구에 대한 투자를 촉구했다.

북한은 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회가 경제협력과 무역.투자유치 등을 위해
지난 94년 북경과 광주에 무역대표부 성격을 띤 지사를 설치한 바 있다.

김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북한의 나진.선봉자유경제무역지대 투자유치단은
지난 26일 밤 유나이티드 항공(UA)편으로 홍콩에 도착, 홍콩 기업들과 개별
접촉을 한후 이날 투자설명회를 열었으나 당초 예상과 달리 첫날에는 외국계
기업인 3명과 한국 기업 관계자 30여명만이 참석했다.

일본에 이어 홍콩을 방문한 북한 투자유치단은 홍콩 방문기간중 한국,
홍콩, 미국, 영국기업 등을 대상으로 29-31일 3일간 투자설명회를 가진후
8월1일부터 3일까지 투자희망업체들을 상대로 개별상담을 가질 예정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