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식 한국은행총재는 11일 경제의 적정성장을 이룩할수 있는 수준으로
통화를 신축적으로 운용하겠다고 밝혀 하반기에도 통화긴축조치를 취하지
않을 방침임을 시사했다.

이총재는 이날 오전 한국표준협회(회장 김선홍기아자동차회장) 주최로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최고경영자 조찬회에서 "하반기 통화금융정책방향"
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통해 "최근 총통화(M2)증가율 상승으로 통화긴축을
예상하는 사람이 많으나 이는 신탁제도개편에 따른 자금이동에 따른 것"
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총재는 또 "금리자유화의 진전으로 금리의 가격기능이 어느 정도
높아졌기 때문에 시장금리가 오르면 통화량을 확대공급하는등 시장금리를
중시한 통화관리정책을 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총재는 이와함께 "금융시장의 안정을 도모하고 기업의 대외경쟁력 강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시장금리를 하향안정시키는데 주력하겠다"며 "특히 지금
처럼 내외금리차가 큰 상황에서 자본시장이 확대될 경우 핫머니성 해외자금
이 대거 유입돼 국내금융 및 외환시장을 교란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금리의
안정화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총재는 이를 위해 정부의 통화관리방향에 대한 정보를 시장에 정확히
전달, 일반경제주체들의 통화정책에 대한 신뢰성을 높임으로써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심리를 불식하고 자금의 가수요를 막는데 진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총재는 현 경제상황에 대한 평가를 통해 최근 수출 및 설비투자의
증가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재고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는 점등에 비춰
볼때 하반기에는 경기하강국면이 보다 뚜렷이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영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