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빌 게이츠" "일본경제와 세계정보산업의 희망"

요즘 이같이 화려한 수식어들을 달고 다니며 세계의 이목을 한몸에 받고
있는 한국계 일본기업인이 있다.

일최대 컴퓨터소프트웨어 유통업체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38.일본명
손 마사요시)사장이 바로 그다.

최근엔 미디어제왕 루퍼트 머독과 손잡고 일본 4대방송의 하나인 아사히TV
를 인수해 화제를 불러 모았다.

대북 국제무역센터에서 25일 열린 에이서그룹 창립 20주년 기념식에 특별
연사로 참석한 손사장과 국제무역센터 기념식 현장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22세의 나이에 소프트뱅크를 설립하고 15년만에 자산규모 2천억엔이 넘는
세계적인 컴퓨터유통업체로 성장시켰는데 놀라운 성장의 배경은 무엇입니까.

"한마디로 원대한 꿈을 갖고 그 꿈과 현실 사이의 차이를 좁히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것이 성공의 비결이었습니다.

81년 자본금 1억엔미만으로 종업원 2명만 데리고 소프트뱅크를 설립
했습니다.

모험정신과 도전적인 자세 없이는 미래의 주역이 될 수 없다고 봅니다"

-지난해초부터 다양한 분야에 사업을 뻗치고 있는데 최종적으로 어떤
회사를 만들 계획입니까.

"컴퓨터 정보통신산업은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있는 공간입니다.

여기에 많은 인재들이 뛰어들어 산업혁명보다 더 큰 변화를 가져오는 정보
통신혁명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꿈과 도전정신으로 가득한 인재들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무대를 활짝
열어주는게 소프트뱅크의 역할입니다.

다시말해 컴퓨터와 정보통신산업에 관련된 모든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이
소프트뱅크의 목표입니다"

-너무 한꺼번에 그것도 여러 분야 여러 지역에 뛰어들면 위험부담도
클텐데요.

"소프트뱅크는 그 사업이 장기적으로 유망하다고 해서 무조건 뛰어들지
않습니다.

유망한 분야라도 1등이 될 수 없다고 판단되면 신규투자 계획을 취소합니다.

문제는 1등으로의 성장 가능성여부를 신속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인데
지금까지 소프트뱅크는 잘못 결정한 사례가 없습니다.

소프트뱅크는 불과 1년전만 하더라도 전체매출의 99%를 일본 시장에서
달성했고 전체종업원의 99%가 일본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전세계 각지의 21개 계열사에서 일하는 7천5백여 종업원
가운데 일본종업원 비중은 15%에 불과합니다.

올해부터는 해외순이익이 일본내에서 거둬들이는 규모를 앞지르고
있습니다"

-독특한 경영기법을 구사하고 있다는데.

"우리회사가 자랑으로 내세울수 있는 경영기법은 사업단위별 독립운영제와
실적에 따른 성과급제 두가지입니다.

예를들어 소프트뱅크 본사의 경우 전체 8백명의 종업원을 7~10명씩
1백여개 팀으로 나눠 각 팀이 업무기획에서부터 실행및 사후점검에 이르기
까지 모든 활동에 대해 독립적인 권한을 부여받습니다.

대신 컴퓨터네트워킹기술과 자체 개발한 재무관리소프트웨어를 이용해
각 팀별 손익현황을 매일 보고 받습니다.

이 때문에 나는 전자우편을 통해 하루에 수천건의 재무보고서를 살펴봐야
하지만 각 팀별 의사결정에는 거의 관여하지 않습니다.

이와함께 전통적인 연공서열식 인사관리방식을 파괴해 철저히 실적에 따라
성과를 차등배분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팀의 적자가 일정수준을 넘을 때는 그 팀이 공중분해되고 팀장은 평사원
으로 강등되기도 하고 평사원이 좋은 아이디어를 내면 새로운 팀을 이끌어갈
수도 있습니다"

-사장의 개인재산으로 특별보너스를 주기도 한다는데 사실입니까.

또 특별보너스가 영업실적 향상에는 어떤 효과를 주었는지.

"지난해중순부터 통상상여금과는 별도로 각 분기마다 세후순이익 증가분을
토대로 특별보너스를 산정해 지급하고 있습니다.

재원은 나 개인 보유주식입니다.

실적이 좋아지면 주가가 올라 가고 이에따라 나의 주식자산가치도
자연스럽게 높아지는 만큼 이를 사원들에게 분배하자는게 기본 취지입니다.

최고 1억5백만엔어치의 주식을 특별보너스로 받은 경우가 있습니다.

이같은 특별보너스제도를 실시한뒤 순이익규모가 1년만에 3배 늘어났습니다.

매출신장률도 더욱 높아져 올해는 소프트뱅크그룹의 매출이 30억달러에
이르고 내년에는 50억달러선의 매출규모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 대북=박순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