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나 사회 전체를 이끌어가는 것은 소수 엘리트다.

누가 총수의 자리를맡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패가 갈라지는 이유도 이래서다.

미경제격월간지 포천은 최근호에서 21세기 미재계를 이끌어갈 50세이하의
차세대 최고경영자(CEO) 후보 6명을 선정했다.

이들 차세대 재계 지도자들은 모두 직원들을 코치하고 용기를 북돋워주는
"자상한 경영인"의 모습을 지녔다.

과거 권위주의적 기업총수와는 사뭇다르다.

대부분 해외근무를 거쳤다는 점도 국제화시대에 등장한 이들 유망
경영인들의 특징이다.

컨설턴트의 경력과 MBA학위 소유자도 절반을 넘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자기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갖고 있다.

성공한 미재계 유망주 폴라 첨리 <오웬코닝 부사장>의 경영비결을 소개
한다.

=======================================================================

첨리 부사장(49)의 별명은 "위기관리의 대모"이다.

특급비밀의 제품개발계획을 맡은 오웬코닝의 한 자회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간 덕분에 붙여진 이름이다.

제품개발계획 암호명은 "선더볼트".

첩보작전을 방불케 하는 프로젝트였다.

이 자회사의 공장건설에서도 첨리의 위기관리능력은 돋보였다.

개발된 제품의양산체제를 비밀리에 갖추기 위해서는 "속전속결"이 불가피
했다.

첨리는 건설속도를 높이기 위해 건물 뼈대는 청사진에 따라 짓되 설비및
생산라인 정비등 세밀한 부분은 초고속으로 해결해 갔다.

엔지니어들은 공장문을 열기 2달전까지도 설비를 주문하고 공정을 마무리
하는 작업에 매달렸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첨리는 제품개발에서 제품생산까지 걸리는 기간을 4년에서 2년으로 단축
했다.

이렇게 탄생한 제품이 미라플렉스.

기존제품보다 압축성이 탁월한 첨단 섬유유리 소재이다.

첨리부사장은 미라플레스를 시장에 선보일때까지 철저히 비밀을 유지,
경쟁업체들을 아연하게 만들었다.

첨리는 지난 82년 미통상대표부 특별보좌관으로 일할 당시 만났던 저명한
정치인, 기업인들의 모습을 아직도 가슴에 간직하고 있다.

자신감과 확고한 비젼을 바탕으로 변화를 이끌어내는 힘.

사회의 리더들에게서 뽑아낸 이런 에센스가 첨리를 차세대 유망 CEO로
올려 놓은 원동력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