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나 사회 전체를 이끌어가는 것은 소수 엘리트다.

누가 총수의 자리를맡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패가 갈라지는 이유도 이래서다.

미경제격월간지 포천은 최근호에서 21세기 미재계를 이끌어갈 50세이하의
차세대 최고경영자(CEO) 후보 6명을 선정했다.

이들 차세대 재계 지도자들은 모두 직원들을 코치하고 용기를 북돋워주는
"자상한 경영인"의 모습을 지녔다.

과거 권위주의적 기업총수와는 사뭇다르다.

대부분 해외근무를 거쳤다는 점도 국제화시대에 등장한 이들 유망
경영인들의 특징이다.

컨설턴트의 경력과 MBA학위 소유자도 절반을 넘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자기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갖고 있다.

성공한 미재계 유망주 캐더린 헵카 의 경영비결을 소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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헵카 부사장(42)은 "도전을 즐기는 정력의 여인"으로 통한다.

"불가능한 일을 멋지게 해보이는게 낙"(헵카부사장)이기 때문이다.

US웨스트는 미국 14개주에 총 2천5백만명의 가입자를 갖고 있는 미국굴지의
지역 전화서비스 업체.

이 회사의 마케팅, 판매, 고객서비스와 신규사업발굴까지 모든 것을 총
감독하는게 헵카의 일이다.

통신법 개정등에 따라 요즘 미국 통신업계가 "혈전"으로까지 치닫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헵카부사장에게는 인생 최대의 도전이 닥친 셈이다.

그러나 헵타부사장은 커다란 도전앞에서 오히려 기대에 부풀어 있다.

이런 도전성은 헵카의 이력에도 베어 있다.

미네소타대학을 졸업한후 첫발을 내디딘 곳이 제너럴 일렉트릭(GE)의
금융매니지먼트 훈련원.

얼마후 헵카는 주류업체인 슐리츠에 입사, 40명의 노조원들을 감독하는
일을 맡았다.

이런 험한 환경속에서 터득한 경영철학이 "실존적 리더십"이다.

"사소한 개인적 이익추구를 접어두고 회사의 생존이 걸린 거시적인문제에
관심을 가지도록 근로자들을 유도하는 것"이 헵카가 내세우는 "실존적
리더십"의 요체이다.

헵카의 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뒤에도 시카고 대학 경영대학원, 세계적인 컨설팅 업체 맥킨지, GE복귀등
업종을 넘나드는 모험을 계속하다가 마지막으로 둥지를 튼 곳이 US웨스트
였다.

요즘 헵카는 "지킬박사와 하이드"가 된 기분이다.

"실존적 리더십" 때문이다.

회사를 총 책임지는 부사장으로서 노조와 임원진 사이를 오가면서 각각의
집단에 맞는 "거시적 문제"를 찾다보니 두얼굴이 될수 밖에 없다.

헵카의 실존적 리더십이 어떤 형태의 CEO로 결론 맺을지 미재계의 기대가
사뭇 높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