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치지구나 고도제한지역 등 건축규제가 많은 지역의 부동산은 대부분
개발여건이 매우 나쁘다.

이들 지역은 거의 주변에 단독주택이 많고 교통이 불편한 편이어서
건물을 지어도 분양이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건축효율이 낮고 건축물의 용도도 제한돼 사업시행자가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좁아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런 부동산도 주민의 수준 주거성향유입가능인구 등을 정확히
조사해 적절한 개발 방향만 수립한다면 부동산개발의 성공 가능성을
휠씬 높일수 있다.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 사는 이모씨(52)는 적절한 개발방향 수립을
통해 풍치지구의 단독주택 (부지면적 114평)을 헐고 다가구주택을 신축,
성공한 케이스다.

이씨의 구옥은 북악스카이웨이로 가는 북악산길을 따라 차량으로
5분 거리의 도로로부터 30m 떨어진 이면도로에 접해 있다.

부지모형은 사다리꼴의 부정형으로 도로가 갈라지는 코너에 위치해
있다.

도시계획상 용도가 일반주거지역에 풍치지구여서 건폐율은 30%,
높이는 12m (3층 높이)이내에서 건물을 올릴수 밖에 없었다.

인근에는 다세대나 연립주택이 많이 지어지고 있었지만 분양이 저조,
건축비 마저 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씨는 이에따라 부동산컨설팅업체인 미주하우징 (456-7119)에 도움을
청했다.

미주하우징측은 마케팅조사를 통해 이곳이 대중교통은 불편하지만
주거환경이 쾌적하고 도심에서 가깝다는 점등을 착안, 자가용을 소유하고
있는 젊은 샐러리맨을 겨냥한 1룸과 2룸을 혼합한 다가구주택을 지으면
좋겠다고 판단했다.

또 젊은층의 기호를 반영, 주변 경치와 조화를 이룰수 있게 연한
회색빛 드라이비트로 외벽을 마감할 것을 아울러 조언했다.

이씨는 114평의 부지에 건폐율 29.9%, 용적율 89.7%를 각각 적용,
9가구의 다가구주택 (연면적 142.5평)을 신축했다.

평형은 지하층에 20평형 2가구, 1층에 12평형 3가구, 2층에 18평형
2가구, 3층에 18평형 3가구를 각각 배치했으며 임대분양가는 인근시세와
비슷한 평당 362만원선으로 결정했다.

적절한 개발유형설정과 독특한 외형덕분에 건물이 완공된지 한 달만에
임대가 완료됐다.

총 임대수익은 20평형 (지하층)은 6,000만원 18평형 (2~3층)은
6,500만원 12평형 (2층)은 4,500만원을 받아 모두 5억1,500만원.

이씨는 결국 총 건축비 2억9,900만원 (평당 210만원), 설계비
1,420만원, 제세금 1,000만원 등 총 비용 3억2,320만원을 제하고도
1억9,000여만원의 순수익을 올리게 됐다.

< 김태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