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문화산업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영상사업단과
미트로이카사가 공동 제작한 뮤지컬이 등장, 공연예술계는 물론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21일~6월30일 호암아트홀 무대에 올려지는 "브로드웨이 42번가"가
화제의 한미 합작 뮤지컬.

국내 최고의 뮤지컬배우들과 미국 브로드웨이 정상의 스텝이 만나
만들어낸 "브로드웨이 42번가"는 뉴욕 브로드웨이를 배경으로 스타를
꿈꾸는 한 코러스걸의 좌절과 성공을 담은 작품.

80년 초연 이후 브로드웨이에서만 3,486회의 장기공연 기록을 세운
정통뮤지컬이다.

81년 토니상 작품상과 안무상을 수상했으며 국내에서는 이번이 초연이다.

2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이번 공연에서 우선 눈에 띄는 것은 화려한
출연진.

톱탤런트 유인촌과 "애랑과 배비장"에서 열연한 박철호가 연출자 줄리안,
"애랑과 배비장"에서 애랑역으로 관객을 사로잡은 이정화와 "7인의 신부"
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준 전수경이 배우 도로시 역을 각각 맡았다.

"명성황후"로 올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김민수가 빌리,
많은 팬을 몰고 다니는 남경주가 앤디 역을 맡았다.

이밖에 최정원 황현정 강윤석 등 뮤지컬스타들이 총 동원됐다.

240대 1의 경쟁을 뚫고 선발된 임선애가 주인공 페기역을 맡은 것도
화제 거리.

극중 페기는 무명의 코러스걸에서 뮤지컬 스타로 떠오르는 신데렐라.

자신이 페기가 된 느낌이라는 임선애는 "이번 공연을 통해 페기의
행운을 제것으로 만들겠다"며 당찬 각오를 보이고 있다.

한편 이번 공연에는 연출 무대 음향 조명 등 14개 분야에 브로드웨이
뮤지컬 전문프로덕션인 트로이카의 제작진 20명이 참여, 뮤지컬 선진국의
노하우를 전한다.

또 트로이카의 댄스트레이너 2명을 포함한 브로드웨이 배우 5명이
코러스단원으로 출연한다.

1억8천만원을 들여 만든 14개의 대형세트를 이용한 30여가지의 다양한
무대를 배경으로 "브로드웨이의 자장가" "42번가" "너의 춤속으로" 등
12곡의 주옥같은 노래가 경쾌하고 화려한 탭댄스와 어우러진다.

국내에서 제작된 300여벌의 아름다운 의상과 브로드웨이에서 공수해온
한벌에 1억짜리 보석의상 17벌도 볼거리.

연출자 마이클 맥페던씨는 "독일 일본 호주와 합작한 적은 있으나
영어가 아닌 말로 만들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한국배우들의 기량이
브로드웨이배우들 못지 않아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문의 529-3555.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