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동남해안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가 국내기업들의 투자진출대
상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국내기업들의 미개척시장인 아프리카는 물론 유럽을 겨냥한
전초생산기지로서도 유망한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60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이후 북한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유지해온 현지정부가 최근 친북노선에서 탈피, 한국기업들에게 손짓을
보내고 있는 것.

최근에는 프랑스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 사업가 하정명(42)씨가 알베르
자피 대통령의 외자유치담당 보좌관으로 임명돼 한국과의 관계가 한층
가까워졌다.

하씨는 파리에서 무역회사를 운영하면서 식량난을 겪고 있는
마다가스카르에 곡물공급을 주선한 것을 계기로 현지정부의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친한분위기를 반영,마다가스카르투자에 나선 선봉기업은
코오롱그룹.

코오롱그룹은 마다가스카르에서 통신서비스사업권을 따내고 5월부터
시내.시외전화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코오롱은 이 사업에 모두 7천만달러를 투자하고 앞으로 이동전화
무선호출 국제전화사업등으로 사업범위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런 마다가스카르가 국내 기업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7월 세계은행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파일롯 프로그램"의 공동수행을
제의해오면서부터였다.

파일롯 프로그램이란 아프리카처럼 외국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진출하지
않는 저개발지역에 세계은행의 차관으로 외국기업들을 끌어들여 개발을
추진하는 계획.따라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투자할 경우 각종 리스크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

뿐만아니라 투자환경 조사를 위해 방문할 때도 항공비 등의 경비를
전액 지원받는다.

이에 무공은 올 1월 90여개 업체가 참석한 가운데 마다가스카르
투자환경설명회를 가진데 이어 지난달에는 애경산업 아라코 구룡
엠케이인터내셔널 쏘나통상 서해병원 엔젤펫트 한국브레이크 대창산업
등 9개 업체로 구성된 투자조사단도 파견했다.

이번 조사단에 참여한 업체중에서 주방용품업체인 엠케이 인터내셔날이
방문기간중 현지업체와 합작계약을 체결한 것 등은 마다가스카르에
대한 진출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들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마다가스카르는 한마디로 해외투자의
신천지라는 것.

아프리카 동해안 2백50마일 지점에 위치한 이 나라는 면적이 한반도의
2.7배인 58만7천평방km, 인구는 약1천3백만명이다.

1인당 국민소득은 2백30달러(92년)이고 농업이 전체산업의 40%, 수출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그중에도 커피 바닐라 등이 전체수출의 40%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이들 농산물의 국제가격이나 작황이 전체경제성장을 좌우하는 취약한
산업구조를 안고 있다.

이런 산업구조의 낙후성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 80년부터 광범위한
경제개혁조치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수출자유지역법을 시행, 수출진흥에 주력하고 있으며 신투자법안의
개정을 통해 외국인 투자유치에도 힘쓰고 있다.

또 국영기업의 민영화개혁도 추진중이다.

수출자유지역법에 따라 마다가스카르에 진출한 업체는 굳이 수출공단에
입주할 필요없이 전국토의 어느 곳에도 위치할 수 있고 원자재나 시설재를
들여올 때도 관세면제절차가 복잡하지 않고 짧은 시간내에 통관이 보장된다.

이에따라 마다가스카르는 모리셔스와 함께 아프리카내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수출자유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제조업외에 농림수산업이나 서비스업체도 1백% 수출조건만 갖추면
수주자유지역업체자격을 얻을 수 있다.

이들에게는 관세면제와 함께 외환사용 및 과실송금의 자유가 보장되며
수출품생산업체에게는 5년간 공단개발업체에게는 15년간 소득세가
면제된다.

또 그 이후에도 10%의 낮은 소득세율이 적용된다.

이같은 환경의 마다가스카르에 투자하기 적합한 업종으로는 우선
수입원자재에 의존하는 봉제 자수 섬유 등 노동집약적 제품이 꼽힌다.

또 현지에서 생산되는 천연자원을 이용한 농수산물 가공 화장품 및
의약품원료가공 각종 공예품 등도 유망업종이다.

이밖에 수출산업에 사용되는 포장용지 및 박스와 캔 유리병 등 용기류
생산업체에게도 투자적지라고 할 수 있다.

한편 무공은 30일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조사단에 참여했던 업체들과
업무협의회를 갖고 향후 사업방향도 논의하는 등 마다가스카르에 대한
국내기업의 투자진출 지원을 본격추진할 방침이다.

<임혁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