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어 시간까지도 세분화되어 그 속에서 삶을 펼쳐 나가야 되는 직장인
으로서는 여유를 찾을 겨를이 없다.
주택도 소가족주의의 확산으로 이웃간에 정을 나누는 분위기는 자취를
감추어 가고 있다.
소가족주의의 단란함과 함께 공동체 생활에서 친숙한 벗이나 취향이 비슷한
사람이 대화를 하고 취미생활을 함께 누린다면 우리의 삶은 지금보다는 훨씬
부드러워지고 윤택해질 것이다.
이러한 생활을 영위할수 있는 주택이 바로 동호인 주택이다.
동호인 주택이라 해서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조합주택의 축소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동호인 주택은 대부분 규모가 작아 사업승인을 받지 않아도 되므로 사업의
척도 빨라 시작만 하면 1년이내의 단기간에 입주할 수도 있다.
그러면 서울시내에서 실평수 25평정도의 빌라형 동호인주택에 12명이
입주하려면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 검토해 보자.
실평수 25평은 지상 건축면적으로 30평정도가 필요하므로 30평씩 12가구
이면 지상 건평이 12가구x30평=360평이므로 효율이 좋은 토지면 일반주거
지역으로 150평이상만 구입하면 가능하다.
토지구입비는 150평x400만원=6억원, 건축비는 지상 360평x220만원에 지하
주차장및 부대시설 100평x170만원으로 총 공사비는 9억6,200만원이
예상된다.
여기에 세금및 부대비용이 1억2천만원정도 들어가므로 합계 17억8,200만원
이면 12가구의 공동 주택을 지을수 있다.
즉 가구당 1억4,850만원으로 중급 수준의 38평형 빌라를 서울시내에
마련할수 있다는 계산이다.
평당 투입비가 세금을 포함해서 389만원이므로 아파트분양가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더 나은 시설의 주택을 마련할수 있는 셈이다.
동호인주택은 자신들이 살고 싶어했던 주택의 내부 평면을 설계단계에서
고려할수도 있고, 마감도 자신의 취향에 맞춰 할수 있으므로 인테리어에
중복해서 돈을 들일 필요가 없다.
또 회사에서 가까운 곳, 교통 편리한곳, 주변에 나무가 많은 곳등 취향에
맞는 동네나 장소를 선정할수 있으며 작업실이나 휴게실 등을 만들어
공동으로 이용하는것도 가능하다.
공사기간이 8개월 정도로 짧아 입주까지 오랜 기간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장점도 있다.
동호인 주택의 가장 큰 매력은 위의 모든 조건을 충족하면서도 주택을
마련하는데 비용도 적게 든다는 점이다.
다만 전문가로서 몇가지 주의점을 환기시키자면 시간 여유를 충분히 갖고
토지대금을 확보한 상태에서 시작하고 건축비 조달을 어떻게 할 것인지
사전에 준비를 단단히 해야한다는 점이다.
또한 토지구입시 자신들이 원하는 형태의 건축물을 지을수 있는지를
몇 번이고 확인해야 한다.
원하는 형태의 주택을 지을수 있는 토지를 찾아냈다면 동호인 주택의
절반은 성공한 것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김영수 < 미주하우징컨설팅 대표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