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금융기관의 보증없이 회사 신용으로 발행하는 무보증회사채시장이
고사 직전의 위기에 몰리고 있다.

무보증채 성격이 있는 카드 리스채의 인기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기업들의 자금부담이 보증수수료(발행금액의 0.5%)만큼 늘어난 셈이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3월중 회사채 발행허용물량(2조4천8백68억원)중
무보증분은 현대석유화학 대한중석 쌍용자동차등 3개사에 7백억원으로 전
체의 2.8%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무보증채비율은 지난 91년 4월(1.8%)이후 월별 기준으로 가장 낮
은 것이다.

무보증채 발행액은 지난 1월 4천7백60억원(14개사)에서 지난 2월 2천4백
억원(10개사)으로 격감하면서 무보증채비율도 16.0%(1월)에서 9.6%로 급
격히 낮아진바 있다.

채권전문가들은 무보증채시장이 지난 93년이후 활성화된뒤 지난해 최저
치가 20.5%(6월)이었던 점을 감안할때 이달중에는 사실상 무보증채 발행이
원천봉쇄된 것과 다름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편 카드및 리스채의 가산금리(스프레드)도 2개월여만에 0.05%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말만해도 은행보증회사채금리에 0.05%를 더한 조건에서 소화가
됐으나 최근들어 서울소재 카드사및 리스사가 발행한 채권이라도 0.1%정
도의 금리를 추가지급해야 팔리고 있다.

이같이 현상은 지난해말이후 기업들의 연속적인 부도사태로 주요매수기
관인 투신사 보험사등이 위험분산차원에서 무보증채 매수를 꺼리는데다
기관투자가들간의 본격적인 수익률 경쟁으로 쉽게 사거나 팔수 있는 보증
채만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창민산업증권채권팀과장은 "무보증채시장이 발전하기는 커녕 퇴보하
고 있다"며 "이에따라 우량기업조차 보증수수료를 부담하게 되는등 자금
조달비용이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승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