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의 추위는 혹독하다.

10월에도 두툼한 방한코트를 입어야하고 연중 최저기온이 -28C이하인
경우가 대략 일주일 정도 된다.

그러나 추운 거리에서 떨다가도 근처에 있는 상가나 공공건물에 들어서는
순간 추위를 잊게된다.

다른 허름한 건물이나 아파트인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그만큼 지역난방시설이 잘돼있는 탓이다.

모스크바는 사회주의시절부터 지역난방시스템이 발달돼 지역난방보급률이
무려 99%에 이른다.

둘레 약1천km내에 거주하는 9백여만명의 모스크바시민 전부가 지역난방
혜택을 받는 셈이다.

난방일수는 1년중 2백20일이다.

모스크바의 전력회사인 모스에네르고는 15개의 열병합발전플랜트를
운영하고있다.

또 모스크바시민의 20%정도는 모스테플로에네르고사에서 31개의 지역난방
플랜트와 27개의 주택용 열전용플랜트, 그리고 1백15개의 소규모 보일러
플랜트를 이용, 공급하는 열을 사용하고 있다.

모스크바의 지역난방시스템들은 7천2백개소의 기계실을 통해 4만동의
아파트와 2천개의 병원, 1천5백개의 학교, 3천개의 유치원 등에 열을
공급하고 있으며 열배관 총길이는 1만2천km에 이른다.

서울과 부산간을 15번 왕복하는 길이인 셈이다.

최근 모스크바는 많은 지역난방시스템의 재시공을 활발히 추진하고있다.

열배관망의 경우 80%정도가 부식에 의한 누수 등의 문제를 안고있는 등
많은 시스템들이 노후화됐기 때문이다.

또 열량손실이 큰 대규모시스템보다 소규모시스템에 건설의 초점이
맞춰지고있다.

겨울의 외기온도가 -15C인 중국북경의 지역난방은 매우 빠르게 확대보급
되고있다.

이는 중국정부가 효율적인 에너지사용과 환경공해를 개선토록 열병합발전에
의한 지역난방확대보급정책을 펴고있는데 따른 것이다.

현재 북경시는 집중열공급방식의 보급률이 13.1%에 지나지않고 51.9%의
난방면적이 분산형의 소형보일러에 의한 열공급방식에 의존하고 있어
동절기 환경오염의 큰 요인이 되고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정부는 에너지절약을 위한 기금을 만들어 매년 4억-5억원을
저리로 융자하고 소형 열병합발전건설을 지원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매년
20억원을 지출할 전망이다.

1천50만명의 인구가 살고있는 북경은 지난58년 북경시 열력공사에 의해
지역난방이 시작됐으며 81년 정부의 최우선사업으로 선정된 이후 현재는
2백37km의 스틸배관이 설치돼있고 대략 2천1백만평방미터에 열을 공급중에
있다.

북경빌딩들의 18%는 3기의 열병합과 3기의 보일러에 의해 열을 공급받고
있다.

총에너지공급의 74%를 석탄에 의존하고있는 중국은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인식, 점차 환경규제를 강화하고있다.

일본은 북해도를 제외하면 대부분지역의 겨울이 춥지않고 비교적 짧다.

기후조건상 냉방의 수요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공급지역은 주택용보다는 업무시설및 상업시설위주로 구성돼있으며 공급
규모는 5천세대에서 1만세대의 주택용과 40-60개정도의 공공건물및 빌딩으로
구성돼 있어 일반적으로 소규모이다.

일본 지역냉난방의 효시는 지난70년 북오사카의 센리추오와 오사카의
센리구릉에서 개최된 만국박람회에 열공급을 시작하면서부터이다.

그후 71년엔 동경의 신주쿠에 지역냉난방이, 홋카이도의 삿뽀르시 등
도심에 지역난방이 도입돼 일본의 본격적인 지역냉난방역사가 시작됐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연료는 가스이다.

일본의 지역냉난방산업은 에너지절감과 환경개선등의 효과를 인정받아
확대보급을 위해 정부및 지자체로부터 세제 융자 출자 기타보조금의 혜택을
받고있다.

특히 동경신주쿠는 공급대상이 초고층빌딩군이라는 특성을 고려, 냉난방
어느쪽에도 사용할수있기위해 증기방식을 채용, 난방, 급탕용에는
감온감압한 증기를 공급하고 냉방용에는 증기터빈, 터보냉동기와
증기흡수냉동기로 제조한 냉수를 공급한다.

동경의 쓰레기소각열등을 활용한 미이용에너지의 양은 연간 1천6백만
기가 로 동경내 업무용빌딩의 냉난방열수요에 수반하는 에너지의 양에
필적하는 양이다.

따라서 동경도에서는 미이용에너지를 활용하는 지역냉난방추진장기계획의
주요시책을 제정, 2천년대까지 지역난냉방의 보급목표를 1백15구역, 1천
9백91ha로 설정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역냉난방의 도입을 도모하고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