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다임러벤츠그룹이 자금지원을 중단한다고 선언해 파산위기에 처한
네덜란드의 항공기제조업체 포커사가 새 주인을 찾는 쪽으로 활로를 모색
하고 있다.

이와관련 유럽의 항공기업계에서는 중형항공기 합작사업을 추진중인 한국과
중국이 포커사를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모회사였던 다임러벤츠가 손을 뗌으로써 졸지에 "고아"가 된 포커사는 현재
네덜란드법원에서 재산보전처분을 받아 청산은 일단 면하게 됐다.

이에따라 포커사에 대한 채권자들의 권리행사가 1개월정도 유예됐고 포커
경영진은 이 기간동안 새 주인을 찾아야 청산을 면할 수 있다.

유럽업계에서 거론되고 있는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는 한국과 한국.유럽의
항공산업전문가들은 합작으로 중형항공기 개발을 추진중인 한국과 중국은
포커사를 인수할 경우 중형항공기 제작 노하우를 단번에 얻을 수 있는 잇점
이 있다고 분석했다.

구미선진국의 항공기업체들로서는 포커의 항공기제작노하우에 별다른 매력
을 느끼지 못하고 있어 생산비용이 비싸게 드는 네덜란드의 포커조립공장을
사들이는 것을 부담스럽게 여기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국및 중국이
후보대상으로 먼전 거론되고 있다는 설명.

여기에 한국 중국은 포커사의 기존고객을 확보할 수 있어 중형항공기 시장
진입이 훨씬 수월할 것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국과 중국은 현재 1백인승 중형항공기 제작을 목표로 합작사업을 추진중
이며 특히 포커의 1백인승기종(F-100)은 세계적으로 품질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과 중국은 오는3월께 양국당사자 협상을 통해 중형항공기협상을 끝낼
예정인데 일부에서는 양국중 한 나라가 단독으로 포커사에 접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제기되어 귀추가 주목된다.

유럽업계에서는 다음 인수후보를 영국의 브리티시아에로스페스와 캐나다의
봄바르디어로 첨치고 있다.

브리티시아레로스페이스는 세계 항공기산업의 "빅3"인 보잉 에어버스
맥도넬다글라스에 처지지 않기 위해 M&A(기업합병인수)전략을 펼 것임을
강조해 왔다.

캐나다의 봄바르디어도 최근들어 몸집 키우기에 적극적인 항공기제작업체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포커사의 경우 네덜란드의 비싼 인건비등으로 누가 경영을 하더라도
다임러벤츠처럼 두 손을 들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무시할 수 없어
인수자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7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항공기제조업체인 포커사가 과연 새 주인을 만나
다시 날 수 있을지 아니면 추락한 상태에서 해체될지에 유럽경제계의 촛점이
맞추어졌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