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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뜻한 아랫목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그러나 우리네 가정에서 온돌난방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10%에도
못미친다.

90% 가까이가 보일러식이다.

그러나 최근엔 신도시 개발붐을 타고 ''지역난방''이란 새로운 난방방식이
보일러식을 급속히 대체하고 있다.

저공해.에너지절약형인 지역난방은 한국난방역사에서 ''제3의 물결''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 지역난방의 실태및 과제와 외국의 사례등을 7회 시리즈로 엮는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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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초 서울 잠실에서 분당 신도시 아파트로 이사온 하두섭씨(40).

역삼동에 있는 직장까지 출퇴근 시간이 30분이상 늘어나 불만이 많던
그는 지난 12월분 아파트관리비 통지서를 받아 보고 나서야 이사를 참
잘왔다고 생각했다.

아파트 평수는 32평형으로 같았으나 관리비가 절반밖에 나오지 않아서다.

관리비 통지서를 찬찬히 뜯어 본 하씨는 싼 관리비의 이유가 바로 난방비
때문임을 알게됐다.

실제로 잠실에선 겨울철에 월평균 9만원 가까이 난방비를 냈으나 분당에선
4만5천원 정도 밖에 나오지 않은 것.

잠실과 분당의 난방비 차이는 이곳 아파트들의 난방 방식이 다른데 기인
한다.

잠실은 아파트단지마다 보일러가 있는 중앙난방시스템인데 비해 분당의
아파트들은 지역난방을 공급받고 있어서다.

지역난방이란 열병합발전소에서 나온 열로 물을 끓여 아파트단지보다도
훨씬 넓은 지역에 배관망을 통해 뜨거운 물과 난방을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열병합발전소는 일반 발전소와 달리 전기는 물론 더운물을 함께 생산
한다는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따라서 집중된 대규모 열원이 보다 넓은 지역에 난방열을 공급하는
지역난방식은 기존의 개별 난방이나 중앙난방식보다 훨씬 경제적일 수
밖에 없다.

지역난방의 장점은 싼게 전부가 아니다.

우선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연중 24시간 난방을 할 수 있다는게 큰
메리트다.

겨울철이더라도 일정시간대만 난방이 되는 기존의 아파트와 달리 지역난방
아파트는 사시사철 언제라도 뜨거운 물과 난방열을 공급받을 수 있다.

열병합발전소는 어차피 4계절 내내 돌려야 하기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더욱이 기존 아파트에선 난방시간이 정해져 있어 선택의 여지가 없는 반면
지역난방식에선 난방시간과 온도를 마음대로 할 수 있다.

방마다 온도 조절기가 있어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의 난방을 하도록
돼있다.

그만큼 경제적이란 뜻도 된다.

여기에 개별 난방을 하는 가정에서처럼 매년 보일러를 청소하고 안전관리를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건 물론이다.

이를 국가경제 전체로 보면 효과는 훨씬 크다.

무엇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것이다.

실제로 일반발전소의 에너지효율은 48%인데 반해 열병합발전소는 84%로
두배정도 높다.

난방에너지만 따져도 지역난방은 중앙난방보다 열량사용량을 20~30%까지
줄일 수 있다.

또 환경공해도 적다.

일종의 오염원인 각 가정의 보일러를 한데 모아 관리하는 셈이어서다.

이밖에 지역난방시스템은 열병합발전 뿐아니라 쓰레기소각열 등도 활용할
수 있다.

한마디로 지역난방은 "일석다조"의 경제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난방
방식이란 얘기다.

국내에 지역난방이 보급된 것은 지난 86년 서울 목동 아파트단지가 처음
이다.

10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셈이다.

현재는 서울 반포 분당 안양 고양부천등 주로 수도권 아파트단지에만
지역난방이 들어간다.

가구수로 보면 작년말 현재 50만2천여가구가 지역난방의 혜택을 받고
있다.

전국 총가구의 5%수준이다.

국내 지역난방은 대부분 한국지역난방공사가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서울 목동은 서울시가 사업주체로 돼 있다.

아직은 초기투자비가 1천억원 이상에 달하고 투자회수기간도 10년이상으로
길어 민간기업보다는 공기업이나 지방정부 차원에서 사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지역난방사업을 적극 확대할 것을 추진중이다.

통상산업부는 "집단에너지 공급기본계획"에서 현재 전국에 9개소인
열병합발전소를 오는 2001년까지 33개소로 늘리고 지역난방 공급 가구수도
1백80만호까지 확대키로 했다.

특히 부산 대구 광주 대전등 지방 대도시를 주요 타깃으로 삼을 예정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이 기간중 1조5천억원 정도의 투자계획을 잡아 놓고
있기도 하다.

< 차병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