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경제의 안정기류속에서 개도국호는 쾌속질주"

올해에는 선진국의 경기안정을 기반으로 개도국의 고속성장이 세계
경제를 이끌어가는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예측기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지난해보다 좋아질
것이라는데는 별 이견이 없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은 4.1%로 지난해 전망치
3.8%보다 0.3%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안정적 성장의 "엔진"은 단연 개도국.

이 가운데 아시아지역은 내년에 이어 올해에도 7%대의 고속경제성장을
계속하리라고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동아시아지역에는 올 한해가 선진국 의존형 경제에서 벗어나
"독립성 키우기"로 한층 성숙해져 질이나 양적인 면에서 모두 경제력을
다지는 뜻깊은 해가 될 전망이다.

[[[ 선진국 ]]]

올해 선진국 경제성장은 "약보합"에 그친다는 것이 대부분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94년 과열성장 조짐까지 보였던 미국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2%대로
사뿐히 내려앉으면서 연착륙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유럽은 별다른 변화없이 지난해와 비슷한 경제성장을 보일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온갖 악재속에서 침체에 허덕이던 일본은 올해부터 점진적인
회복기로 접어들 전망이다.

<<< 미국 >>>

94년 4.1%의 과열성장을 기록했던 미국경제는 지난해 2.4분기에 1.3%의
성장에 그치는등 급랭되는 듯했다.

그러나 3.4분기에는 4%대(4.2%)의 성장을 회복하면서 활력을 되찾고있어
연간 3%의 건실한성장을 이뤘다.

올해에는 설비투자 감소와 무역둔화로 성장률이 2%대로 떨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그렇다고 미국경제가 다시 고꾸라질 가능성은 없다.

최근 리스트럭처링등으로 미국기업의 경쟁력도 높아졌고 금리인하등으로
민간소비도 활기를 띠면서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탓이다.

따라서 올해 미국경제의 둔화는 4%대까지 올라갔던 과열경제를
연착륙시키는데 성공하는 선에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될 것같다.

<<< 일본 >>>

간사이대지진, 옴진리교 사건, 부실채권에 따른 은행파산 행렬 등 지난해
상반기 경제를 마이너스 성장(0.3%하락)으로까지 몰아넣었던 일본의 각종
악재들이 올해에는 사라지면서 일본경제에 회생의 빛이 비칠 전망이다.

우선 사상최대의 공공투자를 포함, 종합경기대책이 올해부터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면서 민간소비 기업투자 산업생산 모두가 생기를 되찾을
것이기 때문이다.

<<< 유럽 >>>

높은 실업률과 재정적자로 발목이 붙잡였던 유럽경제는 올해에도 그다지
괄목할만한 성장은 기대되지 않는다.

예상성장률은 지난해와 비슷한 3%전후.

독일의 경우 세계 각 기관이 내놓은 올해 성장전망치는 2.7~3.1%.최악의
파업사태로 얼룩진 연말을 맞았던 프랑스나 지난 한햇동안 민간소비 둔화로
성장이 주춤한 영국도 성장률 2.6~2.7%의 보합세가 점쳐진다.

[[[ 개도국 ]]]

신흥시장이라고도 불리는 아시아 중남미 동구등 개도국들에 올해는
말그대로 "부상"하는 한해가 될 것같다.

올해 대신흥시장 투자열기에 찬물을 끼얹었던 멕시코 금융위기의
여파가 줄어들고 투자열기가 한층 고조되는데다 내수확대등으로 이들
지역의 경제전망은 장미빛 일색이다.

<<< 아시아 >>>

각 기관들이 발표한 지역별 올해 경제전망을 보면 아시아지역의
성장률이 단연 돋보인다.

중남미나 동구등 다른 개도국들의 성장률도 높다고는 하지만
3~5%정도이다.

반면 아시아에 대한 경제성장 전망란에는 7%대의 숫자들이 적혀있다.

이 가운데 미국과의 수교등을 계기로 산업화의 봇물이 터지고 있는
베트남은 10%이상의 초고속성장가도를 달릴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국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등이 7~8%대,인도네시아 대만
인도등도 6%대의 높은 성장을 유지할 전망이다.

<<< 중국 >>>

두자리수를 지켜왔던 중국의 경제성장이 내년에는 한자리수로 내려앉을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성장률 하락은 경기둔화라기 보다는 인플레이션을
10%전반으로 잡으면서 과열경기를 식히는 소프트랜딩쪽에 가깝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단, 인플레이션을 잡기위해 농산물 가격을 과도하게 통제하면서
농업부문의 왜곡현상을 초래, 식량부족사태를 몰고올 우려도 높다.

이에따라 중국이 식량수입대국으로 돌아서면서 국제곡물시장을 교란,
세계경제에 불안요인으로 등장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 중남미 >>>

지난해 중남미경제는 멕시코 금융위기로 90년대들어 최대 부진을 보였다.

그러나 미국과 IMF등의 금융지원에 따라 멕시코 금융위기가 최악의
사태에서 벗어난데다 각국 정부의 경제안정화노력, 경제통합논의 진전
등이 맞물리면서 올해에는 침체의 수렁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 러시아 및 동구 >>>

자본주의로 가는 과도기속에서 혼란에 빠져있는 러시아및 동구 각국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진단된다.

개혁파의 후퇴, 체첸사태 등 정치적 불안요소가 경제의 목을 죄어들면서
러시아국내총생산(GDP)은 마이너스 성장을 계속했다.

그러나 올해에는 90년들어 최초로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동구지역 역시 5%대의 비교적 높은 성장률이 예상된다.

나라별로는 슬로베니아 폴란드 체코등이 5~7%의 성장으로 상위그룹을
형성하겠으나 경제위기타개책으로 긴축정책을 추진중인 헝가리는 다소
낮은 성장에 머물겠다.

< 노혜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일자).